2015년 대한민국 정계, 검찰, 언론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냈던 <내부자들>, 1979년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룬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2024년 <하얼빈>으로 돌아온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이다.
매 작품 한 시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예리한 연출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우민호 감독이 <하얼빈>을 통해 그려낼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서늘하고 위태로웠던 1909년은 어떨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제작하고 2023년 1,312만 스코어를 기록한 영화 <서울의 봄>을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가 <하얼빈>으로 우민호 감독과 다시 한번 손을 잡았다. 1979년 12월 12일, 역사를 바꾼 하루를 숨막히는 전개와 트랜디한 감성으로 그려낸 <서울의 봄> 제작진이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총성까지의 3일은 어떻게 그려낼지, '시대물의 장인' 우민호 감독과는 또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바다. 우민호 감독은 "가장 리얼한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우리 역사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이 이야기들을 블루 매트 앞에서 찍고 싶진 않았다. 몸이 힘들더라도 그들의 희생을 카메라에 잘 담고 싶었다"고 영화 시작 당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의 시작에 대해 "이전까지 작품들에선 악인을 주로 다뤘다면 처음으로 선의를 가진 인물을 다루게 됐다"며 "안중근 장군은 위대한 영웅이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인간적인 면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런 지점들이 동시대와 맞닿는 부분이 있다. 그도 인간이기에 두려운 순간도 있었을텐데 어떻게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긍지를 갖고 거사를 치를 수 있었을까? 그 마음이 궁금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작품은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한 거대한 심리 드라마이자 그와 뜻을 함께한 동지(同志)들 사이의 진심과 의심을 우민호 감독의 색깔로 좇아가는 작품. 특히 일본군의 추격 속에서 서로를 의지할 것인지 의심할 것인지 끊임없이 갈등하는 숨막히는 첩보전은 그간 우민호 감독 작품을 통해 느껴온 서스펜스 그 이상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25일 개봉.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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