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한동 지음 / 사이드웨이 / 18,000원
한국 공직사회와 공무원에 관한 폭탄과 같은 책이 출간되었다.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년을 일하다가 스스로 그만둔 전직 서기관 노한동이 쓴 책이다. 그는 공직사회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내부자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각으로 정부와 관료 조직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그 조직 구성원들이 사적 이익과 생존을 위해 방패막이로 두른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을 심층적으로 비판한다. 무기력한 일상과 좌절, 가짜 노동과 쓸데없는 규칙, 구조적 비효율과 책임 회피의 메커니즘으로 가득한 공직사회의 특성을 전면적으로 파헤친다. 문체부 내외를 입체적으로 넘나드는 작가의 공직 비판은 더없이 신랄하고 폭발적이다. 제도적인 영역과 문화적인 영역을 두루 조망하고,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요인들을 총괄적으로 파악한다. 정책과 예산과 인사와 법령의 문제를 세세하게 훑으면서도 공무원들에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안기는 공기를 르포적으로 복원한다.
기획자의 사전
정은우 지음 / 수오서재 / 18,000원
단순한 아이디어 중심의 해결책보다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추구해온 저자 정은우는 기존 아카데믹한 소비자 분석 방식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분석 툴을 개발하여 연간 50여 개 국내 대기업 및 각종 정부기관의 MZ소통방식 컨설팅 및 마케팅을 제안해왔다. 그가 주도한 여러 프로젝트는 MZ세대의 트렌드와 행동을 깊이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만들어냈다. 2022년에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마케팅대상 개인부문 ‘한국의 마케터’를 수상했다. 문제 핵심을 꿰뚫어 보는 남다른 기획력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정은우는 이 책에서 기획 현장에서 매일같이 사용하는 용어의 정확한 의미, 용법 등을 해설하고, 일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태도, 그리고 일을 계속 좋아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방향에 관한 도움말을 가득 채웠다.
증명과 변명
안희제 지음 / 다다서재 / 18,000원
『난치의 상상력』, 『망설이는 사랑』의 작가 안희제가 한국 사회에서 폭력과 차별의 주체로 기능할 뿐 서사를 갖지 못하는 청년 남성의 생애사를 다시 쓰고자 한다. 『증명과 변명』은 오랫동안 우울과 강박에 시달리다 스스로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리고 죽음을 계획한 20대 남성 우진과의 내밀한 대화를 통해 한국 사회가 구조화하는 전형적인 청년 남성의 삶을 그려내는 동시에 평범하게 살고자 했던 한 청년이 사회로 진입하며 어떻게 희망을 잃고 좌절해가는지 추적한 기록이다. 문화인류학, 사회학, 철학, 정신분석학 이론에 기대어, 특히 퀴어 이론의 언어를 빌려 친구를 이해하고 분석하려 한 이 작업은 망설임과 고뇌로 가득하지만 저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세계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세계에 대한 믿음
김홍중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7,000원
진정성에서 속물주의로의 ‘우리 사회의 마음’의 전환을 포착한 『마음의 사회학』으로부터 최신작 『서바이벌리스트 모더니티』까지, 한국 사회의 집단 심리를 분석하고 마음을 사회학적으로 재구성하는 저서들을 발표하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 사회학자 김홍중의 영화 에세이 『세계에 대한 믿음』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서울리뷰오브북스』, 『뉴래디컬리뷰』 등에 연재했던 영화에 관한 7편의 에세이와 한편에 따로 적어두었던 단상들을 각 편의 “부기” 형식으로 엮은 것으로, 학술적인 분석의 도구와 언어를 내려놓고, 더 이상 어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오늘의 세계를 영화가 제공해준 시선으로 바라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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