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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꿈을 그리다 미니 캐릭터 블록의 신세계 ‘알꿀밤’

커버스토리 늘솔길에 아람벌다 알꿀밤 전재현 대표 | 2015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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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밤송이 가시에 힘이 들어가는 시기다. 가을에야 아람 번 송이 사이로 열매가 낯을 보여 주지만, 여문 속을 갖기까진 세찬 비바람과 태양의 뜨거움 속에서 송이는 살아남아야 한다. 정감 가는 회사 명칭을 가진 ‘늘솔길에 아람벌다’(대표 전재현)는 미니 블록을 전문 취급하는 ‘알꿀밤’(www.alkkulbam.com) 쇼핑몰을 운영한다. 전재현 대표의 성장기를 함께 들어본다.

사업을 하기 전까지, 시각디자이너로 활동한 전재현 대표의 삶도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성취감도 있었지만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컴퓨터로 하는 노가다(막노동)’라고 표현할 만큼 과중한 업무와 수동적 작업환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디자이너에 대한 처우 역시 좋지 못했던 것 같아요. 처음 취업한 회사를 나와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려고 했습니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활동이 제한적이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고 그는 밝혔다.

우연한 기회로 무역을 접하다
그렇게 첫 회사를 나와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 시간의 공백을 채우고자 아르바이트를 한 곳이 무역회사였다. 그는 “처음엔 1개월만 하려고 했습니다. 일당도 그럭저럭 좋았는데, 회사에서 정식직원으로 근무해 줄 것을 제안했고, 그것을 계기로 입사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무역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3년여를 근무한 후 여러 사정이 겹쳐 자의반 타의반 퇴사를 하고 그때부터 저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차별화된 제품 찾던 중 만난 ‘캐릭터 블럭’
중국을 오가며 무역경험을 쌓은 전재현 대표는 처음엔 잡화라 분류되는 시계, 악세서리, 의류 등을 취급했지만 큰 재미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양으로 승부하면 이익이 남았어요. 그런데 남들과 대동소이한 제품으론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좀 더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눈에 띈 게 캐릭터 미니블록이었어요.”라며 “소비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미니블록을 가지고 주말에 강남이나 삼청동 인근에서 노점도 해 봤습니다. 반응이 뜨거웠어요. 그때만 해도 국내엔 캐릭터 미니블록을 취급하는 곳이 많지 않았고 캐릭터 역시 다양하지 못했거든요. 노점으로 하루 매출 100만원은 거뜬했고 주로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싱글이거나 남성분들도 많이 구매를 하시더군요.”라며 초창기를 떠올렸다. “불법 노점 단속에 걸려서 도망도 많이 다녔어요.”(웃음).

판매의 위기에서 상생의 길을 찾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바로 상표권이었다. 그는 “알꿀밤 쇼핑몰에 제품을 올리면 부리나케 팔려 나갔어요. 그저 수입해서 팔면 그만인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국내에 있던 상표권자 분이 판매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고 제품을 팔 수 없게 되었어요. 그 길로 직접 상표권자 분을 찾아가서 제 사정을 설명하고 판매를 허락해 주십사 요청 드렸습니다. 알고 보니 완구 유통, 판매를 오래 한 분이었는데, 서로 대화를 하다 보니, 그 분은 유통과 판매는 전문적이었지만, 상품에 대한 홍보마케팅과 신제품 디자인 등에 취약하셨어요. 저에게 그 점을 도와달라고 하셨고, 저는 계속해서 판매를 해도 좋다는 승낙을 받았습니다. 또 저는 그 분이 오랜 기간 쌓은 판매 노하우와 유통을 배울 수 있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지금도 매 주마다 미팅을 갖고 발전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며 위기가 기회가 전화위복의 계기를 밝혔다.

다양함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다
미니블록 쇼핑몰 ‘알꿀밤’에는 매우 다양한 제품들로 가득하다. 또 신제품은 계속 업데이트 되어 블록 마니아는 물론 일반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재현 대표는 “제품의 가짓수가 매우 다양합니다. 3~400여 가지가 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보유해야 한다고 봅니다. 알꿀밤 자체 쇼핑몰과 온라인을 통해 홍보가 되고 있고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고 설명했다. 전재현 대표는 “고객응대부터 포장, 배송까지 혼자 관리하다보니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또 지금은 살고 있는 집에 제품이 가득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입니다.”고 말하며 조만간 새로운 곳에 사업장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기자는 전문 시각디자이너인 그가 단순하게 판매자의 역할만 할 것인가에 의문이 들었다. 이 점에 관해 질문하자, 역시 시각디자이너다운 그의 본색이 드러났다. 전재현 대표가 블록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은 조심스레 밝혔다.

블록의 캐릭터 사업 위한 초석 마련에 매진
“알꿀밤이 무리 없이 수익을 내준다면 창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고 싶습니다. 시간과 창의성 발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디자인연구소를 통해 새로운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축적하고 싶었고, 지금도 유효한 꿈입니다. 그렇다고 현재 알꿀밤의 블록 사업과 동떨어졌다는 게 아닙니다. 큰 매개체가 블록입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을 이전, 설립하고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매우 중요한 첫 사업을 타진합니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캐릭터 라이센스를 취득해 블록 상품에 대한 특화를 시도할 것입니다. 블록의 장점은 다양하고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해 어떤 캐릭터도 만들 수 있고, 접목할 수 있는 분야도 광범위합니다. 캐릭터 사업을 전개하게 되면 사업 규모가 지금과 확연히 다를 겁니다. 예를 들어 경찰청의 포돌이를 캐릭터로 만들어 납품한다거나 카카오톡 등에 쓰이는 특정 기업의 캐릭터를 블록으로 만들어 생산한다거나, 예술 작품의 표현 기법으로 입체감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고, 미니가 아닌 빅 사이즈의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블록의 새로운 재발견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고 소개했다.

언젠가 아람 벌어 떨어질 열매를 위해
그동안 중국을 오가며 생산인프라를 확보해 놓은 전 대표는 “블록 생산이 기계의 정밀성에도 좌우되겠지만 공정을 이끌어갈 오랜 노하우를 지닌 사람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안전성, 견고함, 오차 없는 세밀함 등을 고려해야 경쟁력 있는 블록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전 대표의 말을 언뜻 들어도 방대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 캐릭터 사업 전개는 가히 폭발적인 사업 확장의 계기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전재현 대표는 사업을 하며 겪는 시련이나 난관을 즐기는 자세로 풀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일이 안 풀릴 때는, 어디에 문제가 있는 지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합니다. 위축되거나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경험을 해봐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듯이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한 뒤, 창업을 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요.”라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말을 어렵사리 꺼냈다. 전재현 대표가 직접 지었다는 회사명은 ‘늘솔길에 아람벌다’지만 아직 송이는 아람 벌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제야 태동을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전문 블록 쇼핑몰 ‘알꿀밤’은 더 여물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알꿀밤의 방향성이 명확하고 시각디자이너인 그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전 대표의 가는 길에 땀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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