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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라는 옷을 입힌 예술작품 건축물에 감동을 불어넣다

커버스토리 스튜디오 이일공오 건축사사무소 이한종 대표 | 2015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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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상인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이 11월 5일 서울 서초동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지난 1992년 제정돼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한국건축문화대상에 비상한 관심이 쏟아진 가운데 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여러 수상작품 중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한 스튜디오 이일공오 건축사사무소(대표 이한종)의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이 단연 화제였다고.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은 수녀들을 위해 ‘고행’과 ‘침묵’의 공간을 기능적으로 잘 구현해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스튜디오 이일공오(Studio 2105) 건축사사무소는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해 있다. 이한종 대표는 이 설계사무실을 2005년에 창립하여 현재까지 건축계획, 설계, 감리 분야의 오랜 경험과 외국유학과 다양한 활동 등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 크고 작은 굵직굵직한 실적을 달성하여 업계의 소리 없는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거제 씨월드, 송도 애니파크 빌딩, BRC연구소, 동호안양사옥, 사당동 상가주택등 건축 작품들이 모두 스튜디오 이일공오에서 나왔다. 건축가로서 내실 있는 건축사 사무소로 묵묵히 본연의 역할을 다하며 그의 사무실을 오늘날까지 건실하게 성장시킨 이한종 대표는 건축업계에 몸 담은지 벌써 30년차로 그는 건축설계사무실 스튜디오 이일공오 대표뿐만 아니라 현재 성균관대학교 교수로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에게 설계 강의를 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아들과 함께 『아빤 꿈이 뭐야』라는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있는 이한종 대표는 마흔 살에 얻은 둘째 아들이 장가가기 전에 한번 제대로 된 건축 작품을 만들고 싶은 소망을 품은 건축가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봉쇄수도원, 고행과 침묵의 공간을 기능적으로 구현하다
스튜디오 이일공오의 작품,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에 위치한 함안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은 봉쇄수도원으로 25여명의 수녀들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다. 수녀들은 오직 기도를 위해 일생을 오로지 이곳에서 보낸다. 가르멜의 모후 수녀원은 수행으로 평생을 바치는 수녀들을 위해 고행과 침묵의 공간을 기능적으로 잘 구현한 건축물로 손꼽힌다. 특히 수녀원 본동은 오직 기도를 위한 침묵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처음 설계 의뢰를 받았을 때는 기도와 수행만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생활패턴이기 때문에 수녀님들이 과연 행복할까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수녀님들이 생활하시는 것이 행복해 보였어요. 단지 시설이 너무 낙후되어 새로 짓겠다고 계획을 하신 건데, 저는 건물을 지어야 하는 건축가 입장에서 ‘그분들의 감정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까’라는 것에 중점을 많이 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가 중요해진 것입니다. 바깥에서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보다는 내부 동선, 그리고 공간에서의 감정을 생각하게 된거죠. 그래서 이 건물은 외부에 비해 내부 공간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또한 내부에서의 공간 하나 하나마다 보이는 광경도, 공간의 구성도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이 대표가 유독 외부가 아닌 내부, 그리고 감정에 충실한 건축을 하게 된 까닭은 건축물로 하여금 감성을 불러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굳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예쁘고 멋진 집의 형태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면, 40대 이후부터는 추구하는 바가 달라지더라고요. 아무리 멋진 건물이더라도 아름다운 나무 한그루를 이기지 못합니다. 제가 여행을 다닐 적에도 멋진 경치가 건물보다 훨씬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아무리 건물을 잘 만들어도 자연을 이길 수 없다면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간의 구성이 건축에서 더 중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건축으로 감동을 연출하고 싶습니다.”

건축 설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저 멀리 유럽의 스페인은 국가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있다. 그리고 안토니 가우디라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건축가도 있다. 또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가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물론 일본을 상징하는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내세울 만한 현대 건축물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러한 이유를 건축 설계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에서 찾는다.
“건축 설계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단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은 한국 사회가 선진국만큼 확실한 개념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유럽이나 일본만 하더라도 건축가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건물을 무조건 싸게 지으려고 하는 경향이 아직까지도 팽배합니다. 물론 싸고 좋은 집도 많습니다만, 싸고 빨리 급하게 짓는 집은 결코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설계기간도 단축되고 집은 허술해지게 되는 것이죠. 제가 바라는 것은 건물을 지을 때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공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볼 때 건축물은 건축주 한사람의 사유재산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공용의 재산입니다.”
이처럼 스튜디오 이일공오 이한종 대표는 한국 사회의 건축 설계에 대한 인식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개선될 충분한 가능성을 역설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건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여지는 충분합니다. 지금까지는 경제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갓 선진국에 접어든 나라이기 때문에 건축문화가 오롯이 꽃피웠다고 할 수 없습니다. 건축은 2만불에서 봉우리가 맺혀 3만불에서 꽃이 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3만불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이제 꽃봉우리가 피려고 하는 시기인 것입니다.” 일반 대중들의 건축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과 동시에 건축가의 질적인 측면의 향상도 병행되어야 진정한 건축문화의 발전이 올 수 있다고 강조하는 스튜디오 이일공오 이한종 대표. 2005년에 백년 뒤를 생각하자는 뜻에서 짓게 된 사무소의 이름처럼 스튜디오 이일공오 (Studio 2105)는 백년이 흐른 시간에도 기억될 진정한 건축물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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