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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16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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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_Chagall_Les Maries(신랑신부).jpg


14_Dali_Horse Saddled with Time (시간 안장을 얹은 말).jpg18_Buffet_Le Cirque, la Parade (서커스, 퍼레이드).jpg20세기 미술을 화려하게 꽃피운 거장 3인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 <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이 오는 6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개최된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샤갈은 20세기 화가들 중 단연 손에 꼽힐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샤갈은 생명력 있는 파스텔 톤의 색채, 삶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밝고 아름다운 화풍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중적인 인기도 그러한 화풍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샤갈의 삶은 그의 그림처럼 밝고 낭만적이지만은 않았다.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아야만 했던 샤갈이기에 그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정체성의 문제가 드러난다.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았던 샤갈의 정체성은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등 어느 화풍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이를 뛰어넘어 샤갈만의 독자적 화풍을 구성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앞에 시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재현한다.
살바도르 달리는 어쩌면 화가보다는 기괴한 행동을 하는 ‘괴짜’의 이미지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독특한 행동이나 난해한 작품, 상업적 활동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예술가로서의 성취가 과소평가된 면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저 기인으로 취급받기에는 달리가 이룩한 예술적 성과가 너무도 눈부시다. 그는 당대가 ‘미술’이라고 정해놓은 틀에 머물지 않았다. 미술이라는 장르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으로 자신의 능력을 펼쳤고,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예술을 끝없이 새롭게 규정하였다. 그럼으로써 살바도르 달리는 오늘날 초현실주의는 물론 경이로운 창의성과 한계 없는 혁신을 상징하며 끊임없는 오마주와 패러디를 거듭하며 꺼지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다.  
뷔페의 작품 전반에 감도는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와는 달리 그는 이른 나이부터 작가로서 더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19세에 첫 개인전을 가졌고, 곧바로 20세에 최고 권위의 비평가 상을 수상하며 파리 최고의 갤러리 중 하나인 ‘드루앙-다비드’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당시의 뷔페는 피카소와 견줄 만큼 명성이 드높았다. 하지만 뷔페는 이러한 이른 성공과는 대조적으로 구상회화가 저물어 가던 당대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외면을 받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그저 자신의 방식으로 작업을 지속하며 죽는 날까지 실험과 노력을 거듭하였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초연하게 자신의 재능을 펼친 뷔페를 통해 진정한 예술과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처럼 샤갈, 달리, 뷔페의 예술적 성취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마르크 샤갈, 초현실주의의 대가이자, 다양한 상업미술을 이끌어 냈던 살바도르 달리, 약관 20세에 프랑스 최고 미술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베르나르 뷔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술애호가들의 가슴은 벅차오른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128점의 작품과 다양한 아카이브가 마련됐다. 총 128점의 전시품 중에는 유화, 과슈, 판화, 일러스트 등의 다양한 기법의 평면회화 외에도 12개의 조각, 4개의 가구디자인, 2개의 병풍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전시품들로 전시를 구성한 것은 그만큼 이들 3인의 화가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각적 즐거움뿐 아니라 장르를 넘나들며 자기 혁신을 멈추지 않았던 거장의 헌신은 또 하나의 감동 포인트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은 다양한 형태의 회화작업과 대형 조각, 공예, 영상, 사진 등으로 전시품들이 구성되어 있고, 이들 작품 중 총 40여개의 설명 패널이 제공된다. 작품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거장이 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삶을 축약하는 다양한 설명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3인의 화가의 예술과 삶에 있어 조력자 역할을 했던 아내이자 뮤즈의 사진과 그들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단순히 화가가 아닌 3인 작가의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을 이해하기 쉽게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 3인의 화가의 삶은 모두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드라마틱하다. 거친 세상에 맞섰던 한 인간이 눈부신 예술의 성취를 이루기까지의 과정들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전시의 몰입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렇듯 <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에는 작가의 위대한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작업 영상 및 인터뷰 등이 있고 이들의 삶의 동반자였던 아내에 대한 이야기도 마련되어 있다. 이에 <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 전시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3인 화가의 명성에 의존하는 전시가 아니다. 삶의 난관을 극복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자신만의 예술을 빚어낸 이들의 삶의 방식에서 퇴색해버린 거장이란 단어의 빛을 찾아주는 것이 목적이다”라는 야심찬 기획의도를 밝혔다. 
샤갈, 달리, 뷔페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화가들로서, 각자의 이름이 곧 하나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의미할 만큼 20세기 미술사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거장들이다. 이들이 활동했던 20세기는 하나의 사조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미술 장르가 화려하게 꽃 피던 그야말로 미술의 황금기이다. 그 중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자랑했던 3인의 거장을 한데 모아 각자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20세기 미술의 다양성을 이번 전시를 통해 논하고자 한다. 이에 전시장 역시 거장 3인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최대한 강조함으로써 관람객들은 마치 3개의 개인전을 감상하는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질 것이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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