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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어딘가에 살아있을 백남준 다시 시작된 그의 미디어아트

전시 <백남준쇼>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배움터 디자인 전시관 | 2016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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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백남준이 살아있었으면 2016년 과연 어떤 전시를 했을까? 우주 어딘가에 살아있을 백남준을 상상하며 탄생한 전시 <백남준쇼>가 지난 7월 21일 오픈하여 오는 10월 30일까지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배움터 디자인 전시관에서 계속된다. <백남준쇼>는 백남준 서거 10주기 특별 전시로써 천재 예술가의 걸작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5개의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흥미진진한 연대기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미디어아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백남준은 20세기 글로벌 문화계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는 오늘날 IT 시대를 일찍이 예견하였으며, 50여 년 동안 TV와 비디오,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조각, 페인팅, 드로잉, 퍼포먼스, 설치 등 미술의 다양한 카테고리에 접목해 예술의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 ‘비디오아트’라는 새로운 문을 열어주었다. 백남준은 예술과 기술,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등의 구획화나 범주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의 경계를 무너트려 생각이 자유로운 삶, 유목하는 글로벌적 삶을 살았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서 대중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관람자가 참여하는 예술, 서로 소통하는 예술’을 꿈꾸며 새로운 세계의 비전을 보여준다. 

백남준은 보석같이 소중한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다. 세계 미술사에 혁명을 일으킨 백남준. 그가 떠난 지 올해로 정확히 10년이 됐다. 지금 우리는 그를 다시 재조명해야 하고 IT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세워야할 의무가 있다. 1950년대부터 이미 비디오아트와 음악을 혼합한 퍼포먼스 작업을 한 백남준이야말로 진정한 K-Culture의 원조다.

<백남준쇼>는 백남준을 재조명하는 첫 시작점이 될 전시다. 우주 어딘가에 살아있을 백남준이 2016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쇼를 펼친다는 콘셉트로, 그의 전성기 시절 작품 중 가장 큰 스케일의 작품들이 전시의 주를 이룰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350여개의 브라운관에서 펼쳐지는 움직이는 전자 이미지의 향연, 백남준 작가의 작품 중 음악사운드가 있는 진귀한 작품, 과거 백남준 전시와는 달리 캔버스가 된 electronic moving image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이를 비롯하여 <백남준쇼>는 전설이 된 그의 작품 59점, 아카이브 31점, 사진 43점 등 총 133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그가 태어난 서울 종로구 서린동과 동대문 DDP의 만남으로도 관심을 끈다. 서린동에서 태어나 17세에 한국을 떠나 홍콩, 일본, 독일, 미국 등 세계를 무대로 예술세계를 펼친 그를, 그가 태어난 이곳에서 자신의 영혼과도 같은 걸작들과 함께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온 국민이 감상하여 작가적 위상을 세상에 더욱 드높일 수 있도록 <백남준쇼>는 기획되었다. 이에 직선적인 구조의 전시장에서 벗어난 유기적인 공간에서 백남준의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백남준쇼>는 작품의 디스플레이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하여 기존 전시장에서 예술 작품을 보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백남준의 작품을 전혀 다른 느낌과 시각으로 감상하게 하고자 한다. 또한 둘레길을 적극적으로 전시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흥미로운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예술은 페스티벌이다”라는 백남준의 정신이 이 공간에서 한데 어우러지게 할 전망이다.

이렇듯 곡선의 유기적인 건축물 DDP에서 백남준의 입체적이고 구조적인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는 5개의 공간이 그리하여 탄생하였다. 그 첫 번째 방은 HOPE(희망)으로 생전, 동료 예술가 친구들부터 역사적 영웅들과 위인까지 로봇으로 제작했던 백남준이 인류와 과학 기술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영원히 함께 살아가기를 염원했던 희망이 담겨 있다. 작가의 인간적인 면과 발전해가는 과학 기술에 대한 기대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두 번째 방은 NOSTALGIA(노스텔지어)로 작업실처럼 꾸며진 공간 속에는 그의 퍼포먼스에서 쓰인 바이올린, 그가 직접 만들어 우편으로 보낸 전시 리플렛, 그의 손때 묻은 오브제,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백남준이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이 가득하다. 수많은 시도와 좌절 그리고 정열적이었던 백남준의 모습을 회상하게 하는 공간이다. 세 번째 방은 LOVE(사랑)이다. 전시장 천장에 설치되어 하늘을 쳐다보면서 감상하는 비디오 샹들리에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랑스러운 전시로, TV CELLO에 가까이 가면 흘러나오는 음악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공간으로 우리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네 번째 방은 INFINITY(영원)으로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 천재 예술가를 영원히 기리고자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백남준이 모차르트 서거 200주기를 기념해 만든 M200 작품이 있는 이 공간은 무한한 공간을 보여주며 삶의 찬란함과 영원함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방은 IDEA(이상)이다. 1993년대 백남준은 동서양을 오가는 영웅시리즈를 기획하고 만들면서 우리나라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며 ‘거북(Turtle)’을 제작했다. 거북은 166개 TV 모니터를 사용한 가로 10m, 세로 6m, 높이 1.5m에 이르는 초대형 비디오 설치물로 자연과 기술, 동양정신과 서양문물의 결합이라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이 반영된 그의 걸작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다.

‘비디오아트의 아버지’, ‘미디어아트의 창시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등 전 세계가 그에게 붙여준 수많은 수식어가 있다. 항상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했던 예술가로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 태어나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예술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확대시킨 백남준. 이번 전시는 과거와 현대 그리고 미래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그가 꿈꿨던 새로운 세상에 가 닿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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