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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가치를 연기하며 큰 울림을 전한 낭만배우

배우 한석규 | 2017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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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석규의 대상 수상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예상했을 정도로 당연한 결과였다. 2016년 한 해 동안 SBS에서는 좋은 작품을 쏟아냈고, 이에 비례하는 좋은 연기를 선보인 연기자들도 물론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석규의 대상 수상에는 진즉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그만큼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한석규가 보여준 연기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그가 연기한 ‘김사부’는 다른 캐릭터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그가 2년 만에 드라마 복귀 작으로 선택한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 한석규는 타이틀롤인 김사부 역을 맡아 괴짜 천재 의사의 정석을 감칠 맛나게 연기했다는 평이다.
극중에서 김사부는 이리저리 부딪히는 ‘모난 돌’같은 성격으로,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괴짜 의사다. 그러나 국내 유일의 트리플 보드 의사답게 실력만큼은 가히 최고를 자랑해 어떤 환자든 ‘무조건 살린다’를 모토로 멋지게 돌담병원을 이끄는 낭만닥터다. 이렇듯 작품의 중심이 되는 김사부 캐릭터는 한석규를 통해 비로소 보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할 수 있었다. 김사부는 환자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의사로, 또한 제자 윤서정(서현진)과 강동주(유연석)에게는 ‘진짜 의사’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참스승 역할을 자처하며 매번 묵직한 메시지와 교훈을 주었다.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무려 21년 만에 현대극으로 돌아왔으며, 연기 데뷔 후 처음으로 의사 가운을 입게 되었다. 오랜 연기 경험으로 대중의 기대가 남달랐던 만큼 그가 실제로 느꼈을 부담감도 분명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간의 연기 내공으로 대체할 수 없는 김사부 캐릭터를 완성하며 ‘낭만닥터 김사부’를 2016년을 대표하는 화제작으로 이끌어냈다.
현재 ‘낭만닥터 김사부’는 마지막 회와 번외 편을 포함해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둔 상태.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 행진은 멈출 줄을 모른다. 이 드라마는 종영을 앞둔 상황에서도 연일 시청률이 상승하며 지난 1월 10일 방송된 19회 전국 평균 시청률 26.7%(닐슨코리아)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경신했다. 특히, 수도권 시청률은 무려 28.6%를 기록해 마지막 회에 마의 시청률이라 불리는 30%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렇듯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재 방영 중인 미니시리즈는 물론 작년 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러 작품들 중에서 단연 독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며 종영을 앞두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초반 기획의도대로 20회로 마무리되며 드라마는 1월 17일 종영한다. 이후 한석규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 개봉을 기다리며 젊은 배우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을 뽐낼 예정이다. 그는 김래원과 투톱으로 나선 범죄액션영화 ‘더 프리즌’ 개봉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편 JSA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중위의 죽음 이후 아들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육군 장성 아버지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사투를 그린 영화 ‘아버지의 전쟁’ 촬영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가 종영한 이후에도 한 편의 영화 개봉과 또 한 편의 영화 촬영 등으로 2017년 역시 바쁜 일정을 기약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로 2016년을 명실상부 자신의 해로 만든 한석규는 1990년 KBS 성우로 입사, 이듬해 MBC 공채 탤런트에 합격하여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27년의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명배우다. 그는 영화 ‘닥터봉’, ‘은행나무 침대’, ‘초록물고기’, ‘넘버3’,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히트작을 다수 쏟아내며 원조 흥행보증수표라는 기분 좋은 타이틀도 단 바 있다.
영화뿐만 아니다. 한석규는 드라마 ‘아들과 딸’, ‘파일럿’, ‘뿌리 깊은 나무’ 등 드라마에 출연해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연기와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자신이 가진 배우로서의 능력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그는 2011년 방송된 ‘뿌리 깊은 나무’에서 기존의 임금 캐릭터를 깨부수고, ‘우라질’ 등의 비속어를 연방 날려대는 솔직한 임금 ‘이도’역을 극에 잘 녹여냈다는 평과 함께 그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석규는 ‘뿌리 깊은 나무’로 대상을 차지한지 정확히 5년 만에 ‘낭만닥터 김사부’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고, 또 한 번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한동안 한석규의 대상소감이 주요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신인 시절 ‘하얀 도화지가 되어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밤하늘의 별을 빛나게 해주는 바탕은 블랙이다. 그런 암흑이 없다면 별은 결코 빛날 수 없는 것”이라며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그 불편함은 우리의 배려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지만, 그것을 만약에 ‘위험하다’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분명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고 좋은 한 개인, 한 사회, 한 국가가 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신발언을 하며 대상의 여운을 더욱 남게 하였다.
이처럼 ‘진짜’를 이야기하고 싶은 바람으로 ‘낭만닥터 김사부’를 선택한 한석규의 진심은 오롯이 시청자에게 전해져 위로와 감동의 시간을 선물했다. 3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변하지 않는 가치를 연기하며 큰 울림을 선사한 배우 한석규가 걸어 나갈 앞으로의 연기 인생이 무엇보다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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