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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진실X거짓>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 2019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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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 메이드 연극이 탄생했다. 말 그대로 <진실X거짓>은 잘 만든 연극이다. 이 작품은 연극이 희곡이라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예술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희곡의 텍스트는 연극이라는 장르로 변주됨에 따라 배우의 대사로 발현된다. 연극 <진실X거짓>은 바로 이 지점에서 관객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진실X거짓>은 대사의 힘을 깨달을 수 있는 연극이다. 연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대사로만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연극적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암전을 통한 무대배경전환 역시 거의 없다. 이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대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관객에게 선전포고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 전략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쉬이 유추할 수 있듯이 진실과 거짓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재밌는 것은 진실과 거짓을 따로 또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연극 <진실X거짓>은 <진실>과 <거짓>이라는 연작으로 구성됐다. 즉, 같은 골격을 갖고 있는 연극이지만 <진실>은 보다 진실에 초점을, <거짓>은 거짓에 초점을 뒀다. 물론 한 작품 안에 진실과 거짓이 뒤섞이고 혼재돼있지만 <진실>과 <거짓> 연작으로 나눈 구성은 작품 몰입이나 다양성 측면에서 영리한 판단으로 보인다. 기자가 본 회차는 <거짓>이었다.
알리스와 폴, 로렌스와 미셸 부부의 저녁 파티가 예정돼있는 날이다. 알리스는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는 미셸을 목격하고 이 사실을 로렌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폴은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우정 어린 호의’라며 알리스가 이 사실을 말할까 파티 내내 안절부절 한다. 그날 밤 알리스는 폴의 진실에 대해 집요하게 캐묻고, 폴은 어쩔 수 없이 잠깐 스치듯 만났던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모두 이해하겠다던 알리스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해 이별을 선언하고, 다음날 아침 느닷없이 자신 역시 다른 사람이 있었다고 자인한다. 혼란스러운 폴은 절친한 친구인 미셸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미셸은 알리스의 고백에 대한 굉장히 정확한 알리바이를 내놓는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블랙코미디를 표방한다. 즉, 희극이지만 고통, 우연, 잔혹 등 비극적 요소로 인한 웃음을 유발시킨다. 이 넷은 가히 얽히고설킨 관계다. 알리스와 폴, 로렌스와 미셸은 각각 부부이자 연인이며 친구이기도 하다. 이렇듯 복잡 미묘한 관계에는 필연적으로 거짓이 탄생하기 마련이다. 거짓은 태생적으로 또 다른 거짓을 낳는다. 그리고 거짓은 활화산처럼 타올라 진실을 뒤덮는다. 하지만 진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불에 타면 재가 남듯, 진실 또한 마찬가지다. 진실과 거짓은 완전히 독립된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은 거짓의 주변 어딘가에, 거짓은 진실의 바로 옆에 티 날 듯 말 듯 자리를 잡는다. <진실X거짓>이 연극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연작 중 <거짓>은 진실과 거짓 중 거짓을 택했을 때의 결말을 보여준다. 이 결말이 설령 완전한 파국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짓이 진실을 뛰어넘는 대단한 가치라고 여기는 관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은 진실만을 추구해야한다고 우리를 일깨우는 연극 또한 아니다. 그저 우리가 인생을 사는 한 진실과 거짓의 외줄 타기는 계속될 것임을 <진실X거짓>은 알려줄 뿐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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