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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관점에 집중해서 강한 유대감을 쌓는 것

「마음을 훔치는 사람들」 마크 고울스톤, 존 얼맨作 | 2014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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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설득과 협상 책이 크게 유행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려는 이쪽의 의도는 점점 세련되게 포장되었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법도 점점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시대는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나의 이해득실을 떠나, 애초에 선한 의도를 갖고 진정성으로 다가가야만 상대를 설득하고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 마크 고울스톤과 존 얼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애플, GE, IBM, 디즈니, NASA, 나이키, FBI 등의 쟁쟁한 기관과 회사가 모두 그 콤비로부터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그들이 이번에는 작정하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조사, 파워 영향력자들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중심에 서게 되었는지 그 방법을 찾아내어 책으로 출간했다. 신간 《마음을 훔치는 사람들》이 그것. 원제는 ‘Real Influence’로 출간즉시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공저자 중 한 명인 마크 고울스톤은 전작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를 통해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순간에조차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비법을 제시하여 국내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 <트루맛쇼>라는 다큐멘터리가 주목을 받았다. TV에 소개되는 맛집들 중 일부가 홍보를 위해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했다는 고발을 담은 다큐였다. 이것이 아니라도, ‘TV 출연 맛집’을 내건 홍수같은 간판들에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반응할지는 의문이다. 요즘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마케팅 활동이 강화되면서 판매자의 의도를 숨긴 은근한 유혹이 많아졌다. 하지만 소비자도 그만큼 똑똑해졌다.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 단번에 돌아선다. 지금 젊은 세대는 점점 더 진정성과 투명함, 진심을 열망한다. 한 지하철역에서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에 사람이 낀 사고가 발생했었다. 그때 누군가 한 사람이 앞장서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던 사람들이 하나둘 뛰어들어 너도나도 전동차를 밀었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사람을 무사히 구했다. 가장 먼저 전동차를 밀기 시작한 사람, 그 사람이 그 자리에서 전동차를 미는 대신 사람들을 설득하기만 했다면, 그래서 시간을 지체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아마 끔찍했을 것이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는지 몰라도 그는 당시 주변 대부분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쳤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그를 따라 전동차를 밀기 시작한 것은 그의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기 위한 술책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행동에 동참함으로써 위대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런 영향력이다. 현대인들은 남을 설득하기 위해 꾸며진 자기 잇속만 차리는 전략과 기술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잘 간파해낸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그들에게 반발한다. 과거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 하도록 할 수 있을까’, ‘우리 아이가 ~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마인드로 상대를 설득하거나 나의 의도대로 이끌려고 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진정한 영향력은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완벽하게 상대의 관점에 집중해서 ‘강한 유대감을 쌓는 것’이며, ‘서로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결과를 추구하는 것’이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위해주는 사람을 따르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일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책의 두 저자가 재계와 정계는 물론, 비영리단체와 스포츠·예술 분야 등 전 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파워 영향력자들과 나눈 인터뷰와 조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기존의 구태의연한 설득 전략을 ‘단절된 영향력’이라 부른다. 이런 영향력은 일시적인 동의를 얻는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관계와 평판을 훼손시키기 십상이다. 그리고 개인의 경력과 삶에 의미 있고 유연한 관계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 자신의 미래를 바꿀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단절된 영향력을 ‘연결된 영향력’으로 바꿔야 한다. 문제는, 이 모든 주장에 동의한다 해도 사람들은 흔히 연결된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영컨설턴트이기 전에 정신과 의사기도 한 저자는 그 이유를 ‘인간 본성의 함정’으로 설명한다. 우리의 뇌에는 상대의 입장이 아닌 나의 입장에서만 모든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것. 이 사각지대가 위험한 이유는, 그 함정이 우리의 실수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모든 것을 나의 관점에서만 본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상대의 입장’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고 익힘으로써 이런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연결된 영향력을 위한 4가지 법칙’을 실행하면 누구나 진정한 영향력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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