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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거점 역할을 하는 지방대학의 상생안을 제시한다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 | 2022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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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2000년 82.7만 명이었던 고등학교 졸업자 수는 지난해 47.6만 명으로 반 토막 났으며, 이로 인해 입학정원 미달 대학이 곳곳에 발생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문제는 대학입학 가능 인원이 오는 2040년에는 28만여 명으로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렇듯 학령인구 감소는 매년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도권대학 쏠림현상으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는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를 만나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상생 방안과 교육에 관한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유아교육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김승희 교수는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교사 양성을 목표로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일환에서 김승희 교수는 교육의 핵심은 ‘지식전달’이 아닌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으로 지난 학기부터 대면 수업 위주로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견인하고, 겨울방학인 지금도 쉬지 않고 석·박사과정 학생들의 논문과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중이다. 그 결과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는 매년 15명가량의 임용고시 합격생을 배출하면서 유능한 교사 양성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으며, 실제로 광주대학교 졸업생들은 광주와 전라도 지역을 비롯하여 전국의 유아교육기관에서 유아교육을 책임지는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Indiana University에서 교육학석사, University of Florida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승희 교수는 그간 자녀교육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한편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을 연구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저서로는 『내 아이가 공부 못하는 25가지 이유』, 『유아과학교육』, 『영유아발달』, 『유아사회과교육』, 『유아다문화교육』, 『논리와 논술』, 『유아교육과정』, 『유아교육개론』, 『부모교육』 등이 있으며,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이사, 광주광역시사회서비스원 자문위원, 한국사립대학교수노조 광주대지회 지회장, 광주·전남 정책포럼 공동대표 등을 맡으며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든 대학교가 함께 정원을 줄여야 한다

의료와 마찬가지로 교육은 꼭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공정하게 교육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게 김승희 교수의 견해다. 지방대 소멸 문제가 나오는 현시점은 더더욱 시장 논리가 아닌 공교육으로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가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 지방 도시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가뜩이나 인구가 적은 지방 도시에 학생들마저 오가지 않으면 아예 도시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학교는 한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합니다. 학교를 통해 사람이 모이고 지역의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지역의 문화와 생활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 거점이 사라지면 도시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에 인원이 줄더라도 학교는 무조건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간 정부는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별다른 청사진 없이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땜질식 처방을 한 게 전부다. 이제는 국가가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간과하지 않고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 일환에서 김승희 교수는 지방대학만이 아닌 전체 대학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수도권대학과 비수도권대학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모든 학교가 함께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해당 의견이 국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같은 의견을 가진 교수들과 포럼도 열고 공청회도 개최하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더불어 김승희 교수는 국가가 교수에게 최소한의 연구 환경을 보장하는 ‘국가교수제’, 초중고에 맞춰져 있는 현행 사립학교법이 아닌 ‘사립대학법’ 등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김승희 교수는 또한 2020년 8월 출범한 한국사립대학교수노조 광주대지회가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발자취를 남기지 못하고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문제를 언급한다. 그래서 올해는 단체 교섭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교권 회복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염원한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교육부로의 일원화  

“현재 유아교육 분야는 보육 중심의 어린이집과 교육 중심의 유치원으로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교육부가 충분한 예산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책임지고, 교육의 관점에서 보육을 포함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린이집은 현재 보건복지부에 속해있어서 교육기관이 아닌 복지시설로 기능하는 실정입니다. 즉, 어린이집에서 교육보다 돌봄이 주로 이루어짐으로써 유아교육의 질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에 단순한 물리적 결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교육부로의 일원화가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필요한 게 바로 유아교육의 의무교육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아교육은 아직 공교육으로서 확립되지 못한 상황이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장기적으로 유아교육은 의무교육이 돼야 한다고 김승희 교수는 강조한다. 그래야만 교사와 부모 사이에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교사의 질이 향상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유아교육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사회 인식이 변화할 수 있다고 부연한다. 


성인지 감수성과 기후위기 관련 연구에 중점

김승희 교수는 지난해부터 유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그녀는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유아를 위한 성 평등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 상태다. 또한 김 교수는 광주여성가족재단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 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하여 성 평등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를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젠더 문제는 남녀문제가 아닌 권력의 문제입니다. 권력을 쥔 자가 권력을 휘두르는 데 성을 이용하는 것이죠. 겉으로 드러나기에는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는 것처럼 보여서 사람들이 젠더 문제를 오해하는 것입니다. 그 오해는 결국 남녀 간의 싸움으로 번집니다. 이 상태로 계속 있으면 젠더 문제의 본질도 왜곡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젠더 문제의 본질은 권력의 문제이며, 크게 보면 인권 문제입니다. 성 평등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김승희 교수는 사회적 화두인 기후위기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그녀는 올해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관한 문제의식을 높이고자 유아 환경교육 프로그램과 기후위기 교육을 위한 교사교육프로그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승희 교수가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넘어 지속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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