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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서식한 한국호랑이를 우리 마음속에 부활시킨다

포산(包山) 김태형 화가 | 2022년 03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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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질 만큼 원래 한반도에는 아주 많은 양의 호랑이가 살았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떠한가. 한국호랑이는 완전히 멸절돼서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제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조차 잊히고 있다는 점이다. ‘호랑이 작가’로 알려진 포산(包山) 김태형 화가의 존재가 반가운 이유다. 김태형 화가는 한국호랑이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 존재를 실감하며, 작품활동을 통해 그들의 부활을 견인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김태형 화가를 만나 한국호랑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그의 작품세계를 취재했다. 


한국호랑이 본연의 기운을 표현

한 대공원 호랑이사 앞에서 한 아이가 미동도 없이 호랑이를 바라만 보고 있다. 숨죽여 바라보는 모습이 제법 진지해 보인다. 이는 어린 시절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김태형 화가의 모습이다.

“저는 ‘호랑이 작가’가 되기 전에 꼭 호랑이에게 허락을 맡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겨울철이 되면 거의 호랑이사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호랑이와 교감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호랑이를 그리기 위한 저만의 기법을 개발하여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검은 호랑이의 해라 아주 정신없이 지내고 있지만, 저는 임인년에 제한하지 않고 묵묵히, 천천히 이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호랑이와 교감하는 일상들을 평생에 걸쳐 화폭에 담아낼 것입니다.”

호랑이를 그린다는 것은 곧 기운에 관한 작업을 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호랑이의 기운을 화폭에 옮기는 김태형 화가는 화려하거나 현란하게 이를 표현하지 않는다. 너무 밝게 보이거나 또렷하게 보이는 것들은 가식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에 그는 빛과 어둠은 그 시작이 같다는 신념으로 어두운 배경과 흑백 처리로 일관하고 있다. 즉, 흑백으로 표현된 빛의 굴절과 명암이 호랑이 그림을 독보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그 자체로 김태형 화가는 호랑이의 본질에 더욱 다가가고 있다. 이렇듯 그는 절제된 명암과 낮은 채도 속에서 과장되지 않고 포장되지 않은 한국호랑이 본연의 기운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김태형 화가는 지금도 호랑이와의 기분 좋은 교감을 계속하고 있다.


개체 수만큼 살려낼 것

“대한민국에 호랑이가 살았습니다. 그냥 호랑이가 아닌 한국호랑이가 살았습니다. 한국호랑이는 비록 멸절됐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살아있어야 합니다. 올해는 임인년입니다. 임인년 한해만이라도 많은 분이 호랑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 존재를 실감하여 그들이 부활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비로소 그때 대한민국이 크게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하여 저 역시 그림이라는 매체로 한반도에 서식한 한국호랑이를 끊임없이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는 올 하반기에 개인전을 열어 현재 작업 중인 호랑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올해 계획일 뿐 김태형 화가의 목표는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바로 한국호랑이의 개체 수만큼 그림을 그려 그들을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이 원대한 인생 목표를 위해 그는 잠자는 시간도 반납해가면서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김태형 화가가 ‘호랑이 작가’로서 많은 작품을 선보여 우리나라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한국호랑이의 부활을 알려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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