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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손으로 제철의 맛을 전한다

마노 박병렬 대표 | 2022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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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맛의 고장이다. 특히 ‘전주’하면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마치 공식처럼 따라붙는다. 물론 전주의 대표 음식이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전주에는 이외에도 식도락의 구미를 당기는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 이렇듯 전주의 음식 지형을 흥미롭게 변화시키는 이가 있어 취재를 요청했다. 바로 전주가 고향인 청년 셰프 박병렬 대표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전주 신시가지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노’를 운영하며 전주의 맛을 한층 더 다채롭게 만들고 있는 박병렬 대표와 인터뷰를 나눴다.     


제철 식재료는 안 쓸 이유가 없다

박병렬 대표는 전주 출신이다. 의식주 중 단연 ‘식’을 중요시하는 박 대표는 전주가 맛의 고장임에도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주저 없이 올 만한 레스토랑이 부재하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에 애초 서울에서 창업하려던 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4년 전인 2018년 고향인 전주에 마노를 오픈하게 됐다.

“해외에는 요리사가 직접 손님에게 음식을 가져와서 음식에 관해 설명해주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일본의 오마카세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죠. 마노는 이탈리아어로 ‘손’이라는 뜻입니다. 이에 저희는 요리사가 손으로 음식을 만들고 직접 손으로 손님들께 음식을 전합니다. 즉, 홀 직원이 따로 없으며, 주방 직원 전체가 다 홀 직원인 셈입니다. 요리사에게 메뉴를 전해 받은 손님은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다. 이렇듯 저희 가게는 다름 아닌 ‘손’이 요리사와 고객의 매개체가 됩니다.”

마노는 두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우선 단품 메뉴보다 코스 요리가 더 유명한 곳이라는 점이다. 이는 박병렬 대표의 투철한 신념의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는 코스 요리가 100% 완벽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품 메뉴는 인간이 꼭 섭취해야 하는 5대 영양소 전부를 먹기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이에 반해 코스 요리는 5대 영양소를 다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조미료를 아예 빼고 요리하여 속 편한 식사를 견인합니다.” 또한, 마노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고집한다. 이를 위해 박병렬 대표와 이곳의 직원들은 기꺼이 발품을 판다. 노량진, 여수, 통영, 강릉, 동해, 속초, 부산 등 산지에 직접 찾아가 농·어부들에게 얼굴도장을 확실히 찍고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공수해온다. 더욱이 제철 식재료는 가격 면에서도 제철이 아닌 것보다 저렴할뿐더러 음식의 맛은 곱절이 되니 안 쓸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게 박병렬 대표의 설명이다. 이처럼 마노는 제철 음식을 고수하기에 계절별로 코스 메뉴 구성이 바뀐다. 다가오는 가을 시즌에는 대하, 한치, 삼치 등 해물을 활용한 코스 요리를 구상하고 있다며 고객 여러분의 많은 기대를 당부했다.


단체급식 사업 준비 박차 

박병렬 대표는 명확한 음식 철학이 있다. ‘맛이 없을지언정 똑같은 음식은 하지 말자’가 바로 그가 음식을 대하는 신념과도 같다. 그래서 그는 오징어순대를 이탈리아식으로 만들어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즐기며, 맛있으면 코스 요리로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임에도 일본식 간장인 쯔유를 비롯해 들기름, 된장, 고추장 등을 적절히 가미해 색다른 맛의 세계로 고객들을 인도하고 있다. 

“저희가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는 편이니까 손님은 주로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마노를 방문합니다. 저희가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마노가 고객 여러분의 행복한 날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산지를 찾아다니며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마련하고, 계절마다 코스 요리 구성을 바꾸는 등 양질의 음식을 대접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러한 저희의 진심이 통했는지 기념일마다 혹은 특별한 날마다 마노를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노 박병렬 대표는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단체급식 사업이다. 부실한 단체급식에 관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고 보도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그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 있는 급식을 제공하여 더욱 많은 이들의 건강한 한 끼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앞으로도 박병렬 대표가 마노와 신사업을 통해 전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식 수준을 높여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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