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염전 박형기 소금장인의 요즘 화두는 단연 염전 새 단장 작업이다. 약 5만 평의 면적에서 염전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그는 이를 위해 기존에 사용했던 자재를 모두 철거하고 시설 개선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물론 박형기 소금장인이 이끄는 태평염전은 이미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우수 천일염을 만들고 있지만, 지금보다도 몇 단계 높은 품질의 천일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시설 개선이 전제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체 공정을 새로이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개선된 염전에서는 1년에 40여 회 천일염을 생산할 예정인데, 이는 기존(연 120여 회) 대비 무려 80여 회 줄어든 수치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이를 통해 비로소 최고급 품질의 천일염을 선보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그는 이것이 곧 국민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현재 공정 진행률은 약 30%로, 5월 중에는 개선된 작업 공간에서 천일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일염 산업 특구 지정됐으나 실질적 지원 부족해 

신안은 우리나라 전체 천일염 생산량의 약 80%를 책임지고 있는 천일염 메카다. 정부에서도 이 점을 높이 사 이곳을 ‘천일염 산업 특구’로 지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천일염 산업 특구로 지정됐지만, 정작 천일염 생산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집을 헐고 다시 지을 때는 정부에서 보상합니다. 그런데 염전은 기존에 있던 시설을 들어내고 정부가 요구한 대로 품질 개선했음에도 극히 미비한 지원에 그치는 게 사실입니다. 또 작년에 소금값이 폭등했다고 말씀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가격이 정상적인 유통 가격인 것입니다. 일례로 소비자가 6만 원짜리 소금을 사면 4인 가족이 1년을 먹습니다. 이를 나누면 1인당 하루에 30원인 셈입니다. 가장 싼 게 소금 소비가격입니다. 정부에서는 물가 인상의 주범이 소금이라는 식으로 저희를 몰아붙이지만 마시고, 수입 소금을 비롯한 더욱 제대로 된 유통망 관리를 부탁드리는 동시에 더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천일염 생산 농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박형기 소금장인은 약 11년간 (사)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것은 물론 신안군 증도발전협의회 회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소외계층 지원에도 물심양면 힘쓰고 있다. 특히 박형기 소금장인은 “한두 사람의 범법 행위로 대다수의 선량한 천일염 생산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하며 범죄 예방 차원의 교육 및 계도 활성화 등으로 시정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정부 측에 촉구했다.      

후계자 양성을 위한 ‘염장인 육성 학교’ 설립 필요해

“저는 물론 제 아들이 최근 가업을 잇기로 하여 4대째 천일염을 생산하게 됐지만, 후계자 육성은 현재 국내 염장인들이 당면한 최대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염장인을 양성하는 교육 기관을 설립하여 그분들이 후계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적 토대를 마련해주었으면 합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같은 선진국은 이미 이러한 학교를 성공리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염장인 육성 학교 설립은 현실적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정부에서 나서주시기를 당부드리오며, 태양광 발전 업종 전환 등에 따라 국내 염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 염전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증도에는 113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민간단체가 있다. 이 단체에서는 올해 5월 3일부터 10일까지 태평염전 일대에서 ‘삼색꽃(삐비꽃, 소금꽃, 유채꽃)’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안에 유명한 분재가 많이 있는 만큼 ‘분재 대전’도 함께 개최될 전망으로, 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천일염을 생산‧관리하는 방식 더 나아가 염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앞으로도 박형기 소금장인이 국내 천일염 산업을 위한 다각적 헌신으로 태평염전의 백년대계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