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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동도사에서 나눔과 문화를 실천하다

용인 동도사 도원혜성 스님 | 2014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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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말기에 세워진 옛 금단사(金丹寺)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용인 갈마산 동도사(東道寺)의 과거는 순탄치 않았다. 외세의 침략으로 아픔을 겪었고 두 번의 화재 사고로 천년고찰의 근간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동도사는 1983년 도원혜성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여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다가올 천 년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어비리 어진로 842에 위치한 동도사. 갈마산 품에 안겨 눈앞으로는 1963년 조성된 이동저수지를 바라보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동도사는 용인 8경의 하나로 손꼽히지만, 현재의 동도사가 있기까지 사찰이 걸어온 발자취는 굴곡진 여정이었다.

백성이 지킨 민중의 고찰 ‘동도사’
임진왜란 당시 왜적에 의해 유실·폐사되는 사건 속에서 어비리동리 주민들이 불상과 석탑, 석등을 수습하여 법당을 짓고 ‘어비울절’로 명명하여 오랜 기간 동리사찰로 자리했다. 그러던 중, 1963년 현재의 이동저수지 조성으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차장업(車壯業) 거사가 자비를 들여 현재의 위치로 유물을 이전, 사찰의 명칭을 동도사로 명명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2001년 누전으로 인해 대웅전이 전소되는 화재가 발생, 2005년 대웅전 복원  불사를 하였고 2008년 단청불사를 하던 중,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다시 대웅전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2009년 꼭 일 년을 도량정비 불사를 시작으로 지금의 전통사찰의  대가람 모습으로 위용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한국대중불교 불이종 총본산이자 경기도 전통사찰 제95호로 지정되었으며 석가여래좌불상이 용인 향토유적 제65호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4호인 ‘어비리 삼층석탑’이 있는 동도사는 이런 역경을 극복하고 2011년 10월 ‘대웅전 낙성 및 석가여래 이운 봉안법회’를 봉행함으로써, 천년고찰의 위용을 되찾았다. 주지 도원혜성 스님은 1968년부터 현 동도사에 입산 동진 출가하여 태고종림 선암사에서 수행에 정진했고 동방불교대학과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을 수료했고 1983년 동도사 주지로 선임되며 보살들과 함께 불교발전과 사찰의 역할을 확장하여 21세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화와 베풂으로 대중에게 다가서다
최근 근황을 묻는 말에 도원혜성 스님은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교도소와 군부대를 찾아 그분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물질은 넘치지만 사람들의 정신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 불교도 민중과 함께해야 하며, 절에만 머물지 않고 찾아가는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며 많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 “얻을 때보다, 나눠 줄 때 행복이 훨씬 더 큽니다. 베푸는 행위가 불교의 참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찰도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발전돼야 합니다. 전통을 훼손하지 않고 우리사회에 필요한 부분을 접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문화를 공유하는 방법이 가장 소통하기 좋습니다.”라며 불교의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동도사는 그런 뜻에 따라서 종교적 차원을 넘어 대중들이 한국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공연, 사찰음식, 명상, 갤러리, 템플스테이, 박물관 등을 통해 피폐해진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도원혜성 스님은 “문화공연과 사찰음식 체험은 이미 시행 중이다”고 전하며 구체적인 실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년 등으로 은퇴한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요양원을 건립해 공동운영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고령화시대를 맞이한 한국사회에 의탁할 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시어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원혜성 스님은 용인불교연합합창단을 창립, 초대단장으로 활동하며 불우한 환경의 이웃들을 위해 일일 찻집 운영, 자선바자회, 정기공연과 법회를 열어, 이곳에서 나온 수익을 매년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헌신적인 동도사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은 여전히 많다고 한다.

여러 규제로 편의시설 건립 어려워
경기도 전통사찰로 지정된 동도사는 불자와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우소로 사찰전통방식으로 해우소를 지어야 하지만 규제와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동도사에 주말이면 문화재를 탐방하는 방문객과, 사진작가, 일반인과 단체 등 평균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컨테이너 박스 안에 있는 간이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얼마 전 박근혜정부도 표명했듯 규제에 대한 유연함이 요구되는 대목으로 경기도와 용인시의 전향적인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불자들이 찾아와 예불을 드려야 하는 대법당 역시 간이 형태의 천막구조로 되어 있어 건립이 시급하다. 도원혜성 스님은 “각종 문화재 규제 때문에 작은 것 하나라도 설치하기가 어렵습니다. 전통을 살려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하루빨리 복원하고 건립해야 하지만, 여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님은 동도사 주지로 부임하며 신자들과 세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첫째, 절대 개인 사유화 하지 않겠다. 둘째, 현재의 동도사를 만든 불자와 대중들에게 받은 것을 되돌려 드리겠다. 셋째, 큰 스님이 되기보단 보살승으로 남아 동도사를 지키겠다.”고 소개하며 “일심동체(一心同體)도 좋지만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이체동심(二體同心), 즉 부족한 둘이 같은 마음으로 만들어 가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고 값진 조언을 했다. 민중과 함께 현실에 맞게 불교인으로 소임을 다하고 선을 행하고 있는 스님의 모습에서 한국종교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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