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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충실한 삶에 관한 메시지로 오늘을 살아가는 위로와 위안을 전한다

권순익 작가 | 2024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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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새로운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인 해운대 센텀지구에서 개관 이후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장르와 형식의 구분 없는 동서양의 미술을 소개 중인 아트소향에서 11월 2일부터 30일까지 권순익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10주년 기념전으로, 개관전을 권순익 작가로 시작했던 의미와 연결되어  ‘Here’라는 주제 아래 권순익 작가가 천착 중인 ‘선‧틈 시리즈’는 물론 무려 322장의 기와로 완성된 7m 크기의 ‘기와 설치 작업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본지에서는 현재에 충실한 삶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으로 큰 위로와 위안을 전하며 세계적인 예술가 반열에 오른 권순익 작가를 인터뷰했다. 

권순익 작가는 초기 전통 문양과 한국적인 정서의 일상 소재를 담아낸 작품에서부터 그 후 구상적인 표현이 사라지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무아(無我) 연작, 현재의 積‧硏(적‧연)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 속 중심엔 늘 흑연이 존재한다. 작가의 어린 시절, 문경 탄광촌에서 우연히 만난 빛을 지닌 어둠인 흑연은 권 작가의 정체성이 되었으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비벼 나가는 행위 그 자체가 ‘지금’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흑연 작업은 그만의 독창성을 만들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처럼 ‘여기, 지금’에서 여전히 노동과 명상 그리고 행복이 오가는 몰입을 통한 창작을 거듭 중인 권순익 작가는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우리나라는 물론 북미, 유럽 등 세계 각지의 전시를 통해 혼합 매체 회화와 설치작품 등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여 회의 개인전과 80회 이상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한 그는 현재 부산 아트소향에서 개인전에 한창이며, 국립외교원,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 태평양건설, 성남아트센터, 해태제과, LG화학 등에 작품이 소장돼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현재를 살아가자는 메시지 담아내 

積·硏(적‧연)이란 ‘쌓고, 갈다’라는 의미로 캔버스 위에 여러 색을 쌓아 올리며 밝지만 깊이 있는 색감을 내는 동시에 생겨나는 ‘틈’ 부분엔 흑연을 갈아내듯 문질러 무게감을 잡는다. 즉, 권순익 작가는 ‘현재’에 해당하는 틈 부분에 흑연을 문지름으로써 현재에 충실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현재를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틈’이란 과거와 미래 사이의 영원으로 통하는 틈, 즉 현재를 나타내는 것으로 과거의 지나간 삶에 관한 집착이나 미련,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중요한 게 아닌 현재 삶의 중요성을 담은 작품입니다. 저는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위로와 위안을 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권순익 작가는 대개 빈 캔버스 위에 고운 모래를 섞은 물감을 바른 뒤 그 위에 짧은 선을 반복적으로 집적하여 긋듯이 물감을 올리거나 물감의 색층을 가르는 사이 공간을 만들어 그 위에 흑연을 문질러 올리는 식으로 창작 조형 언어를 실험하고 있다. 또한, 권순익 작가는 점과 색면, 색면과 색면, 과거와 현재, 풍경과 추상, 조형과 심리 사이에서 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틈에서 잠재태로 존재하는 선을 소환하여 시각화한다. 이처럼 그의 최근작은 선의 세계를 구축하는 경향이 강한 것을 넘어 기왓장 설치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아트소향에서 개최되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는 전시장 초입 공간에 바닥에서부터 높은 천장에 이르기까지 직접 만든 기왓장을 종 방향의 선 형상으로 집적하여 빛나는 검정의 세계를 펼친다. 기왓장을 나무 뼈대 위에 연속으로 집적하여 만든 ‘입체의 세로선’은 삼중 레이어를 겹쳐 설치한 까닭에 앞과 뒤를 연결하는 공간의 깊이감을 더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김성호 미술평론가는 “검거나 흰 무엇으로 다양하게 ‘빛을 발하는 선’의 형상은 보기에 따라 전시를 알리는 신성한 제단처럼 보이기도, 검은 비가 내리는 풍경 또는 바람에 일렁이는 들판의 빛나는 밤 풍경처럼 보이기도 한다”라고 호평했다. 


홍콩, 스페인 등 해외 전시 예정 

“우리는 힘들었던 과거 때문에 혹은 정말 행복했다고 생각한 과거에 발목 잡혀 정작 ‘오늘’을 잘 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만일 내일이 없다면 뒤로 미루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너무 짧아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우리 손에서 미끄러져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오늘’을 잘 살 때 지금 이 순간은 비로소 완벽해집니다. 저는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품을 통해 많은 분께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위로와 위안을 전달해나가겠습니다.”

권순익 작가는 일본을 대표하는 화랑으로 도쿄, 홍콩, 타이페이 등에 지점을 보유한 화이트스톤 갤러리와 지난 2022년부터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그는 작년 7~8월 타이페이의 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개최했는데, 개막 첫날 작품이 10점이나 넘게 판매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 중인 권순익 작가는 내년 2~3월 홍콩, 스페인 등 해외 전시 일정을 확정 짓고 이와 관련한 준비에 한창이다. 10월에는 스페인의 유명 갤러리 빌라잔(Villazan)의 뉴욕 지점에서 개인전등 앞으로도 권순익 작가가 높은 밀도와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현재 삶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퍼뜨려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퍼블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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