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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홍제 예술로 유토피아를 그리는 ‘태양의 화가’ 고리들 작가

고리들 작가 | 2024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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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인천아트쇼(INAS 2024, 이하 인천아트쇼)’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인천아트쇼는 약 1,000여 명의 국내외 작가와 6,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는데, 그중 ‘태양의 화가’로 명성이 높은 고리들 작가의 부스가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본지에서는 태양을 주제로 한 38점의 작품으로 양자물리학과 평행우주론을 담아내며 많은 이들에게 영혼의 울림을 전한 ‘태양의 화가’ 고리들 작가를 인천아트쇼가 한창이던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에서 인터뷰했다. 

풍경 속의 태양이 아닌 천문학적인 태양, 즉 우주 공간에 떠 있는 태양을 그리는 데 천착 중인 고리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화풍과 철학적 깊이로 다수 미술애호가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970년경 드디어 평행우주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물리학자인 휴 에버렛 3세가 다세계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이죠. 다세계 해석은 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세계를 인정하고,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도 고양이뿐만 아니라 ‘나’라는 관찰자조차도 여러 명이라는 것입니다. 제 그림도 쉽게 말해 어떤 관찰자는 태양이 파랗게 보이고, 어떤 관찰자는 빨갛게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파랗게 보이는 우주가 있고, 빨갛게 보이는 우주가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고리들 작가는 그림 하나만으로도 평행우주론을 담고 있으며, 여기에 여러 색깔의 태양을 더함으로써 더욱 평행우주적 콘셉트를 지니게 됐다. 이를 통해 고리들 작가는 개인의 삶과 우주의 연결성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천아트쇼 전시에 방문한 다수 관람객도 그의 작품들을 감상 후 태양의 에너지를 강렬하게 느끼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자본주의를 치유할 수 있는 이념은 바로 ‘선본홍제’ 

그는 ‘작품 선불 판매’라는 새 방식으로 자기 그림을 10개월에서 최대 10년까지 할부로 판매한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이는 ‘판매’가 아닌 ‘후원’ 개념이다. 후원자는 수년간 고 작가에게 먼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매달 돈을 보내고, 고 작가는 그 금액의 고마움을 그림으로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폐는 현재 달러가 국제 기축통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미래엔 그림을 본위로 한 화폐가 생긴다는 것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이를 ‘화본기통’이라고 하죠. 저는 미래에 그려질 그림을 담보로 10년간 후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화본기통’의 시작 단계라고 봅니다. 핵심은 지금 제가 하고 있듯이 제 그림값이 10년 동안 아무리 많이 올랐어도 10년 전 가격으로 주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작가로서 성장한다는 전제와 신뢰가 있어야 하겠죠. 이는 작가와 후원자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최초 경제의 시작은 물물교환이 아닌 선물 교환이었다. 반면 시장은 아주 작았다가 점점 커져 오늘날에 이른 것인데, 이러한 자본주의는 현재 부작용이 그야말로 상당하다. 고리들 작가는 그 이유를 선물의 마음이 사라진 데서 찾았다. 이에 그는 자본주의를 치유할 수 있는 이념으로 ‘선본주의’를 외치고 있다. 즉, 다시 우리 사회가 선본주의로 가야만 자본주의 병폐가 사라질 수 있으며, 그래야만 인류가 공영할 수 있다는 견해다. 같은 맥락에서 고리들 작가는 ‘선본주의’와 환웅이 환인에게 받은 통치이념이자 ‘널리 만물을 이롭게 하라’는 의미인 ‘홍익제물’ 사상을 결합한 ‘선본홍제’가 기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일환에서 그는 증권형자산토큰발행(STO)에도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화본기통의 시대도 도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본주의는 신념이 아닌 운명    

기부뿐만 아니라 교육봉사도 15년간 해왔다는 그는 우리나라의 미술 저변 확대를 위해 미술 교육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에서 고리들 작가는 아주 저렴한 형태의 미술 프랜차이즈 학원을 차리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저는 완전히 무소유입니다. 제 명의로 가지고 있는 게 없습니다. 당연히 때론 위태위태하죠. 하지만 재산을 쌓아놓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선본주의가 시작합니다. 선물은 여유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닙니다.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 선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심지어 현금조차도 내놓을 수 있는 자가 선본주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에게 선본주의는 신념이라기보다는 운명과도 같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아의 확장 혹은 영혼의 자유를 느끼는 이들이 이 사회의 주도권을 쥐었을 때 선본주의 세상이 올 것이며, 이를 위해 조금 더 심미적인 관점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을 밝힌 고리들 작가. 앞으로도 그가 선본홍제 예술로 진정한 유토피아를 그려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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