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은 12월 20일부터 2025년 3월 2일까지 한가람미술관 3층 제6전시실에서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프로젝트 <박진우 – Still Aliv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예 부문 작가를 발굴·소개하는 예술의전당 기획 시리즈의 일환이다.
박진우 작가는 먹과 종이, 서예라는 전통적 매체를 실험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신선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 글씨에서 벗어나 먹의 다양한 색감과 농도를 활용한 회화 작품으로 <고궁연화>展(국립고궁박물관, 2021), <먹으로 그린 우주>展(한양대학교박물관, 2021) 등에 참여하였다.
2023년에는 독창적인 작품성을 인정받아 대만 타오위엔 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 헝산국제서예비엔날레에 초청받았다. 이어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한 <JIKJI and HANJI>展에서 드리핑 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 크게 주목받아 한국의 현대적 서예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먹탑> 시리즈를 중심으로 다양한 평면과 설치 작품 50여 점이 소개된다. <먹탑> 시리즈는 전통 재료인 먹을 사용해 한국의 미를 상징하는 ‘탑’을 탁본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스스로 몸을 갈아 재료로 사라지는 먹과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아내며 버텨온 탑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먹의 조형성을 차곡차곡 쌓아 아름다운 탑으로 만들었다.
전통적 형식을 넘어 동시대 미술로서 서예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박진우 작가가 서예라는 틀을 벗어나 현대 미술로 확장하는 여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 섹션에서는 서예가로서 점차 대중들이 서예를 읽을 수 없는 시대가 왔음을 인정하고 ‘가나다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를 한자로 쓴다거나, 유행가 가사를 한문으로 흘려 쓰며 더 이상 읽을 수 없게 된 서예를 풍자한다. 현학적이거나 자연주의적인 소재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현실적인 문구들도 충분히 서예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먹의 조형적 잠재력을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물에 섞어내지 않고 먹 자체의 질감을 강조한 <Shoulder to Shoulder>, <우공이산>, 10원짜리 동전을 탁본 기법으로 활용한 풍자적인 대련 작품 <新삼공불환> 등이 대표적이다. 작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먹의 다채로운 형태는 관람객들에게 전통을 뛰어넘는 신선한 감각을 선사한다.
마지막 섹션은 박진우 작가의 대표작 <먹탑>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먹의 표면에 새겨진 다양한 글씨, 형상 등을 건탁(乾拓) 기법을 통해 탑의 모습으로 쌓은 대표 작품 시리즈이다. 이렇게 탄생한 <먹탑> 시리즈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경주 감은사지 석탑과 같이 잘 알려진 탑에서부터 안동, 춘천, 영양 등지에서 찾아낸 이름 없는 탑에 이르기까지 오직 먹만으로 그 형태를 구현해 냈다.
전시와 연계된 상설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되었다. 상설 체험프로그램은 전시 기간과 동일하게 운영되며, 추후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될 예정이다. 관람 시간은 10:00~19:00(입장 마감 18:30)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으로, 같은 기간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되는 공연 및 전시 티켓을 제시하면 50% 할인받을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예술의전당 콜센터(1668-1352)와 홈페이지(www.sac.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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