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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6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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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을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여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증진하는 대규모 전시 개최의 일환으로,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개인전을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허스트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35년여 걸친 그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오브제를 콜라주한 초기 작품에서부터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따르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 유쾌한 발상들을 거쳐, 삶과 죽음을 처절하게 직면하게 하는 상어 작품 등이 전시된다. 또한 인간의 생명을 지속해주리라는 과학적 믿음을 상징하는 약장이 마치 종교적 성물처럼 전시되는가 하면,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해골, 박제된 나비를 사용한 삼면화를 통해 아름다움의 잔혹한 실체를 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시는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 “침묵의 사치”, “작가의 스튜디오: 진행 중인 연작” 등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에서는 작가의 초기작에 주목한다. 데이미언 허스트는 20대 초에 기획자이자 작가로서 주목받은 이후, 기성의 제도와 고정 관념에 도전하는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꾸준히 구축해 왔는데 이러한 그의 예술적 개념과 형식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10대 말과 20대 초, 자신에게 맞는 조형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도한 콜라주 작품들, 첫 개인전에 출품한 10대 시절의 사진, 그리고 그의 대표적 연작인 <스팟 페인팅>(1986)과 <스핀 페인팅>(1999)의 초기 버전이 모두 소개된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의 작업 세계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관심, 그리고 색채와 형식을 둘러싼 미학적 고민들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부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는 거대한 유리 진열장을 사용한 대형 설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자신의 죽음은 실감하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역설을 표현한 <살아 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은 2012년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전시 이후 처음 공개된다. 포르말린 용액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거대한 상어를 넣은 작품은 죽음의 공포와 그 물리적 실체를 직면하게 만든다. 잘린 소의 머리와 파리 유충, 살충기로 구성된 <천년>(1990)은 삶과 죽음의 순환을 날 것 그대로 시각화했다. 작가는 거대한 유리로 만든 폐쇄적 구조를 자주 사용하는데, 관객이 그 안의 내용물을 볼 수는 있지만 개입할 수는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죽음이라는 예정된 결과를 앞둔 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연상시킨다. 

3부 “침묵의 사치”에서는 과학과 종교, 예술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작가는 인간의 믿음을 구성하는 체계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과거 종교가 누렸던 권위를 현대 의학과 자본이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그 믿음의 이면에 깔린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했다. 3부에서 만나는 주요 작품, 인간 두개골을 백금으로 주조하여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삶의 무상함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다. 그 외 수천 마리의 나비 날개를 사용하여 제작한 삼면화 <신의 무한한 권능과 영광을 묵상하며>(2008), 성인이나 천사, 신화적 동물의 일부를 해부한 조각들 <성 바르톨로메오, 극심한 고통>(2007), <천사의 해부도>(2008) 등은 종교와 과학, 그리고 예술의 미묘한 접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작가의 스튜디오: 진행 중인 작업들”에서는 MMCA스튜디오에 런던에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와 보여준다. 이 공간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전시장과는 달리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 주목하며, 작가의 사유와 행위가 축적되는 창작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공간에는 미공개작 회화가 여러 점 전시되는데, 일부는 작가가 전시 직전까지 작업하던 캔버스를 그대로 옮긴 미완의 상태이다. 작가가 사용했던 붓과 페인트, 작업복과 신발,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들, 그리고 작가가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들은 예술이 만들어지는 구체적인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국제적인 작가의 혁신적 실험과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하여 국내외적으로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사회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의 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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