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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예찬: 미술, 백자를 품다>서울미술관 | 2014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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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은 8월 31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백자예찬 : 미술, 백자를 품다》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한국미술에 숨 쉬고 있는 우리 전통백자의 아름다움을 음미해보고 아울러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보고자 마련되었다. 전시 제목인 《백자예찬 : 미술, 백자를 품다》는 한국 근현대 및 동시대 미술에 나타난 백자를 통해 그리고 그 의미와 가치를 조망해보는 전시의 취지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백자는 실용적인 생활 용기이자 절제와 지조를 추구했던 유교적 미의식의 정수로서 널리 애호되며 한국인의 삶과 정신문화 속에 오랜 세월 함께 하였다. 단순한 형태와 순백의 색감으로 인해 백자는 전통미의 대표적 표상으로서 사랑받으며, 1930년대 중반 이후 많은 미술가들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작품의 직접적 소재로 탐구되었다.  
이번 전시는 백자를 소재로 우리의 전통 미감을 드러내는 근현대미술 작품들, 현대적인 맥락에서 백자를 재해석하고 의미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는 현대도예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1930년대 이후 지속된 백자 취향, 백자 미학을 통시적으로 훑어보는 본 전시는 영상조형물이 설치된 전시관 초입의 Intro와 야외 공원 내 석파정 사랑채의 Outro 사이로 ‘백자, 스미다’, ‘백자, 번지다’, ‘백자, 이어지다’로 구분되는 세 개의 섹션을 통해 전통의 미학과 동시대의 미학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예술경험의 기회를 제공 한다. 

전통의 미
자신의 조형적, 정신적 배경을 백자에서 찾고 탐구하고 있는 한국근대미술의 대표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백자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백자의 형태와 선을 고스란히 표현해 낸 작품에서부터, 백자가 상징하는 정신성을 조형화한 작품, 백자의 미학을 추상의 어휘로 표현해 낸 작품에 이르기까지 전통 백자의 아름다움과 이를 재현한 우리 미술 거장들의 높을 예술성이 드러난다. ‘달 항아리 화가’라 불릴 만큼 달 항아리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 김환기의 추상화, 자신의 호를 도자기의 샘이라는 의미인 ‘도천(陶泉)’이라 지을 만큼 도자기를 사랑하며 그 아름다움을 실적인 정물화로 표현했던 도상봉, 단정하고 차분한 필치로 도자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손응성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1940년대에 제작된 김환기 화백의 <섬 스케치>가 선보이는데, 이 작품은 김환기의 고향인 안좌도를 배경으로 아낙들이 항아리를 이고 가는 풍경을 단순화시켜 그린 그림이다. 근 반세기 동안 한국을 떠나있던 것을 2013년 서울미술관이 소장하게 되며 다시금 고국의 품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백자의 의미 확장과 재해석
2000년 이후, 조선백자의 의미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거나 그 의미를 확장하는 컨템포러리 작품들을 전시된다. 출품작으로는 백자 모티브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극사실적으로 재현한 고영훈, 백자의 고색찬연한 아름다움을 홀로그램적인 신비로운 화면으로 표현한 손석, 달 항아리에 민족 통일과 인류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강익중, 쇠파이프를 이용하여 달 항아리의 신비로움을 일루전으로서 표현한 박선기, 백자 유물을 기록하고 그 아름다움을 새롭게 제시하는 구본창, 3차원의 도자를 2차원으로 변주하여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이승희, 전통 안에서 여전히 이어지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은 황혜선, 삶으로부터의 소소한 즐거움과 기쁨을 도자를 통해 표현하는 신동원, 백자를 빌어 전통의 의미와 보존, 계승의 이야기를 들추는 주세균,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발견되는 백자의 전통을 짜장면 그릇을 통해 보여주는 노세환, 백자의 형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한 김병진, 빛을 담는 그릇으로서 도자를 해석한 정화진의 작품 등이 선보인다. 

도예가의 혼
조선백자의 명맥을 이어가는 현대도예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백자의 아취와 장인들의 불세출의 예술혼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섹션에는 조선백자의 복원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故 한익환, 물레 성형의 원 형태를 파괴하는 파격의 미를 추구하는 김익영, 광주 왕실도자기 초대 명장인 박부원, 조선시대 청화와 철화백자의 깊은 미감을 재현해내는 한상구, 9대째 도자 가업을 이어온 무형문화재 사기장 1호 김정옥,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의 최고의 컬렉션에 꼽힌 달 항아리의 작가 박영숙, 소박한 백자의 멋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키는 권대섭, 현대적인 감각과 기법으로 감성적인 오브제 도자를 선보이는 백진의 작품이 전시된다. 소박하고 청아한 한국 고유의 미감을 재현하고,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도예명장들의 작품을 통해 백자의 기품 있는 멋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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