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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구조가 전환되는 순간

앤갤러리 | 2026년 06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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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갤러리는 5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김대관, 김병진 작가의 전시 <Light & Form>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대관 작가의 캔버스와 유리를 기반으로 한 회화 작품과 김병진 작가의 입체 조각 및 평면 작품으로 구성된다. 회화와 조각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점, 선, 면, 형, 그리고 색이라는 시각 예술의 근본적인 조형 요소가 어떻게 우리의 감각과 지각을 환기시키며 현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하게 하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현실은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인간의 감각과 지각의 방식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인식의 구조를 거친 결과물에 가깝다. 따라서 예술은 실체를 그대로 재현하는 이미지가 아닌,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현실을 바라보는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점, 선, 면, 형, 색은 시각 예술의 가장 기초적인 조형 요소이면서, 동시에 세계를 구성하고 인식하게 하는 가장 원초적인 언어이다. 점은 위치를 만들고, 선은 방향을 만들며, 면은 공간을 형성하고, 형은 이 관계들의 구조를 드러낸다. 색은 이러한 구조 위에서 직관적인 감각을 생성하고 전달한다. 이 조형의 언어는 시각적 형식에 머물지 않고 인간이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는 방식 자체와 맞닿아 하나의 인식의 장을 형성한다. 

김대관 작가는 캔버스와 유리라는 서로 다른 물성의 표면을 넘나들며 고유한 회화 세계를 확장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자연에 대한 사유와 기억의 편린이 흐르는 시간의 연속성이 스며 있다. 캔버스 위에 물감 안료를 떨어뜨려 형성된 점들은 물 위의 윤슬을 연상시키며 어떠한 순간들이 응축된 요소처럼 존재한다. 엷은 안료를 묻힌 붓이 그 표면 위를 수 차례 지나가며 중첩되어 생성된 색과 면에는 겹겹이 축적된 기억과 감정의 깊이가 느껴진다. 투명한 물성을 지닌 유리 회화의 점, 선, 면, 색은 빛의 투과와 반사를 통해 정지된 화면의 이미지가 아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주되는 감각으로 확장된다. 그의 회화는 화면을 보는 행위를 시간을 감각하는 경험으로 전환시키며 인식의 방식을 재구성한다. 

김병진 작가는 금속 재료를 기반으로 한 조각 작품을 통해 선과 면, 구조와 공간, 작품과 인간, 나아가 존재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선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형태와 공간성을 드러내는 이전 작품들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유기적인 형상의 면적 요소와 선명한 색채가 결합된 조형적 언어를 전개하고 있다. 선과 선이 교차하고 면과 면이 연결되는 구조는 단순한 조형적 구성을 넘어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의 본질을 은유한다. 색은 이러한 구조 위에서 형태의 경계를 강조하거나 해체하며, 구조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그의 조각은 그 자체로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공간과 빛, 그리고 관람자의 위치와 시각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관계성을 생성한다.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으로, 면에서 형으로, 그리고 색으로 이어지는 조형 언어의 흐름은 세계를 감각하고 지각하는 인간 고유의 방식과 맞닿아 있다. 김대관과 김병진, 두 작가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조형 요소들은 각각 시간성과 관계성이라는 축 위에서 작용하며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미학적 구조를 형성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익숙하게 인식해온 현실과 감각의 방식을 재고하고 그 인식의 구조가 새롭게 전환되는 순간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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