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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네트로피’와 ‘풍류철학’으로 인류가 나아갈 새 방향을 모색한다

고리들 작가 | 2026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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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4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STUDIO에서 고리들 작가의 신간 『화가의 인문학』 출판기념회가 개최된다. 화가이자 인문학 저자인 고리들 작가는 이번 출판기념회에서 기술이 인간과 생태의 균형과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는 기술철학 용어로 ‘테크네트로피(Technetropy)’를 제안하는 동시에 창조성과 연결성, 참여하는 우주관을 강조하는 한국 고유의 풍류에서 파생한 철학 ‘풍류철학(Pung-Ryu Philosophy)’을 소개한다. 풍류철학에 대해 AGI 시대를 위한 한국 유래 철학이라고 설명하며 미래는 기술 발전만이 아니라 인간의 풍류적 상상력과 의미망, 생태적 감수성이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고리들 작가를 출판기념회와 연계된 <화가의 인문학(견월견지)> 전시가 한창이던 갤러리 서촌에서 인터뷰했다. 

고리들 작가에게 있어서 6월 15일부터 7월 5일까지 갤러리 서촌에서 개최되는 초대 개인전은 그 의미가 굉장히 남다르다. 무려 30년 만에 그가 서울대 동양화과 동문들에게 전시 소식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동문들에게 갤러리 서촌에서 전시한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눈물이 살짝 날 정도였습니다. 제 기억에 30년 만에 보낸 거거든요. 30년 동안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겠어요? 그간 전시 소식을 숨겨왔던 것은 괜찮은 장소에서 괜찮은 주제로 전시를 할 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화가의 인문학(견월견지)> 전시는 전공자인 동문들이 봐도 전시장도 그림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동문들에게 전시를 알릴 수 있었다’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고리들 작가는 양자물리학의 관찰자효과를 표현하고자 2006년 고양이 눈 위에 푸른 달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외계인의 눈에 비친 지구도 그리다가 주로 눈동자 위에 태양을 오래 그렸다. 눈동자 위에 천체를 20년 동안 그린 그는 문득 밤의 달빛을 그리고 싶어졌고, 그래서 지난해부터 ‘움벨트(나의 하늘)’ 시리즈를 선보이고 달빛 아래 놓인 이름 없는 식물의 그림자를 캔버스에 남겨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이라는 선물의 의미를 되물었다. 그리고 올해가 되자 고리들 작가는 바람이 그리고 싶어서 ‘풍류 시리즈’를 그리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이 길에서 도를 찾을 때, 한국인은 바람에서 도를 찾았다고 한다. 정해진 길이 없는 확률파동과 가능성의 중첩을 닮은 바람, 그 바람을 즐기는 관찰자가 참여하여 우주를 함께 생성하는 얽힘의 과정이 바로 풍류이며 이번 전시 주제인 견월견지(見月見指)라고 할 수 있다. <화가의 인문학(견월견지)> 전시는 약 25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고리들 작가의 그림 속 어둠은 어둠이 아니라 현(玄)이다. 검고 어두운 것을 넘어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의 색깔을 담고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달과 손가락을 동시에 보며 현실로 돌아와서 그 달의 상태를, 그 불성의 상태를 일상에서 실현하는 게 견월견지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최고 경지보다 더 높은 단계인데 이러한 ‘견월견지’라는 표현을 쓰고 그림으로 잘 녹여낸 것에 정말 놀랐다.”라고 호평했다. 고리들 작가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중앙비엔날레(제18회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개인전 6회, 다수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총 15권의 저서(공저 포함)를 펴내는 등 화가와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고리들 작가는 현재 ㈜지아트 대표이사직을 맡아 우리나라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테크네트로피를 본격적으로 선언하는 『화가의 인문학』 

고리들 작가의 신간 『화가의 인문학』 출판기념회가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명료하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다음 문명이 특이점 이후에도 기술·생태·인간성의 공존과 교감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기술 가속화만을 계속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예술과 철학을 통해 사유하는 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명사에서 결정적인 게 바퀴, 창, 활의 발명이 있고, 그 이후 증기기관의 발명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원래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고 인간의 고됨을 덜어주려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즉, 모든 기술은 이상적 지향점이 있습니다. 그게 테크닉의 본성입니다. 그런데 기관총과 핵무기가 발명되면서 테크닉은 인간을 파괴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테크닉이란 게 파괴의 방향과 생명의 방향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테크네트로피(Technetropy)는 기술의 본래 목적을 외치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술은 원래 생명에 도움이 되는 질서를 위한 것입니다.”

자본주의와 기술혁명은 풍요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불평등과 생태 위기를 키웠다. 산업문명은 편리함을 가져왔으나 인간을 효율과 생산성과 경쟁 안에 가두었다. 이제 인간은 다시 자신의 위치를 물어야 한다고 고리들 작가는 강조한다. 이 전환의 시기를 잘 넘길 개념으로 고리들 작가는 『화가의 인문학』을 통해 ‘테크네트로피’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테크네트로피는 기술과 예술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테크네(Techne)’와 생명적 질서를 의미하는 ‘네거티브 엔트로피(Negentropy)’를 결합한 개념으로, 기술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해 인간의 창조성과 생태계가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철학적 제안이다. 고리들 작가는 “테크네트로피는 AGI 이후의 기술이 인간과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번영에 기여할 거라는 희망을 담은 신조어이자 더 이상 기술이 자연과 인간을 파괴하는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외침”이라며 『화가의 인문학』 출판기념회가 테크네트로피를 본격적으로 선언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혀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관계와 조화, 감응과 생명의 감각을 품고 있는 ‘풍류철학’ 

고리들 작가는 한국 고유의 풍류 사상과 양자역학을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풍류철학’을 정립했다. 앞서 말한 테크네트로피는 그 실천적 기술철학이자 방법론이다. 고리들 작가는 풍류철학을 ‘AGI 시대를 위한 철학’으로 규정하며, 풍류철학을 통해 기술의 생명성 회복과 생태적 순환, 참여적 감응을 하는 새로운 풍류문명 모델을 제시한다. 

“천부경에 나오는 일시무시 일종무종(一始無始 一終無終)은 ‘하나가 시작했는데 시작이 없는 하나다. 하나가 끝났는데 끝남이 없는 하나다.’라고 주로 해석합니다. ‘무’를 당연히 ‘없을 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갑골문 이전으로 올라가면 ‘없을 무’에 ‘무성할 무’라는 뜻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즉, ‘무’에 두 가지 의미가 뭉뚱그려있었는데 이게 분리되면서 글자도 분리됐을 확률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천부경을 ‘무성할 무’로 해석하면 그 뜻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휴 에버렛의 다세계 해석으로 바뀝니다. 다시 말해 ‘하나가 시작할 때 무수함도 시작했는데, 그 하나와 무수함은 하나다.’라고 바뀝니다. 풍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풍류는 근래에 알려진 대로 단순히 멋을 즐기는 태도가 아닙니다. 최치원이 한국 고유의 사상이라 했지만, 풍류의 기원을 밝힐 수 없었습니다. 신라시대에서 과거를 돌아보더라도 풍류의 시작은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풍류는 천상열차분야지도보다 더 오래된 사상이며 주역이 나오기 이전 복희팔괘가 그려지기 이전의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제 추측에 풍류 사상은 거의 만 년 전으로 가야만 그 시작과 윤곽이 잡힐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풍류를 어원학적으로 추적해보았고, 어원학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끝에 고어에서 숨결과 영혼과 신과 바람이 구분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신이라는 것도 신, 바람, 숨결, 영혼이 한뜻이었다는 거죠. 그 분리되지 않았었던 말을 일컫는 말이 바로 ‘풍류’였던 것입니다.”

창세기 1장 2절에는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라고 쓰여있다. 즉, 신은 바람이었던 것이고, 풍류가 신의 영혼이었다는 흔적이 창세기에도 남아있는 것이다. 이렇듯 어원적으로 추적해봤을 때 풍류는 신을 지칭하는 말이었고, 거기서 문명이 시작한 것이라고 고리들 작가는 강조한다. “문명이 탄생한 후 최초의 한 단어는 풍류입니다. 예를 들자면 ‘언어의 창세기’라는 거죠. 언어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말이자 최초의 말입니다. 거기서부터 인류의 문명이 형성됐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리들 작가가 제안하는 풍류철학은 우주론이고 존재론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예술과 삶, 놀이와 수행, 개인과 공동체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창조적 활동을 하는 것을 해석하는 세계관이다. 고리들 작가는 이러한 한국의 풍류적 예술이 다시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BTS와 케데헌은 시대적 해법으로서의 풍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구 산업문명이 효율과 확장, 경쟁과 지배의 논리 위에 성장했다면, 한국에서 시작하는 풍류철학은 관계와 조화, 감응과 생명의 감각을 깊고 넓게 품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풍류는 기술이 인간을 압도하려는 시대에 가장 필요한 샘물이자 숨결이다. 또한, 풍류철학은 길 잃은 서양철학과 기술주의자들을 넉넉히 품을 수 있는 메타적 철학이다. 


노벨상을 넘어서는 ‘풍류상’ 제정할 것

“저는 노벨상을 보완하는 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해낸 상은 바로 ‘풍류상’입니다. 풍류상은 세 분야로 나뉩니다. 우선 개인적으로 풍류를 잘 즐기되 생태적이고 환경적인 의미까지 아우르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풍류인상’ 그리고 풍류가 온전히 느껴지는 예술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을 위한 ‘풍류예술가상’ 마지막으로 ‘풍류실천가상’입니다. 풍류실천가상은 희생과 봉사로 생태환경과 평화를 위해 애쓴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이렇게 풍류상을 제정해 전 세계인에게 주기 시작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 노벨상을 압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풍류의 원형을 많은 사람에게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풍류를 밝히는 책을 더 쓰고 싶다는 고리들 작가. 이를 통해 고리들 작가가 새로운 문명의 방향을 상상하고, 인간이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게 하는 실천을 이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출처 : 퍼블릭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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