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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인물들

갤러리현대 | 2026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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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는 캐서린 브래드포드의 한국 첫 개인전 <Living a Dream>을 5월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개최한다. 브래드포드는 오늘날 미국 동시대 회화에서 가장 독창적인 회화 언어를 구축해 온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어머니, 수영하는 인물, 슈퍼히어로 등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 군상을 물과 우주, 밤과 같은 경계 없는 공간에 부유하듯이 그리며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관계의 감각을 드러낸다. 또한 일상적 장면과 초월적 분위기가 교차하는 화면을 통해 인간 존재의 고독과 환희를 탐구해 왔다. 몽환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색채와 더불어 구상과 추상이 유기적으로 교차하는 화면은 그의 회화를 특징짓는 핵심 요소이다. 전시 제목 <Living a Dream>은 작가 특유의 부유하는 듯한 인물들과 몽환적 색채를 포괄한다. 신작을 중심으로 20여 점의 회화를 선보이며 브래드포드 특유의 작업 세계의 핵심적인 모티프와 정서를 폭넓게 조망한다.

1942년 뉴욕에서 태어난 브래드포드는 메인주에서 결혼과 육아를 거친 뒤, 1979년 뉴욕으로 이주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당시만 해도 예술계의 중심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지역에서 활동한 초기 세대 작가 중 한 명으로, 지금까지 같은 작업실에서 작업하며 오랜 시간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1970년대 이후 미국 미술계에서는 순수 추상의 전지적 시점에서 벗어나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흐름이 나타났고, 브래드포드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시대 작가들과 교류하며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발전시켰다. 브래드포드보다 한 세대 앞선 추상표현주의 작가인 조안 미첼과 헬렌 프랑켄탈러의 순수 추상의 언어를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확장했으며, 물질성과 색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후기 필립 거스턴의 구상적 전환과 마크 로스코의 깊이 있는 색면 추상에서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내면의 정서를 중심으로 구축한 브래드포드의 독자적 작업 세계는 2000년대 이후 점차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특히 2022년 포틀랜드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Flying Woman: The Paintings of Katherine Bradford>를 계기로 그는 동시대 회화의 중요한 작가로 재조명되었다. 

브래드포드는 사전 스케치나 참고 이미지 없이 즉흥성과 직관에 기반해 작업하지만, 그의 회화는 단번에 완성되기보다 오랜 관찰과 거듭된 수정의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완성된다. 수개월, 때로는 수년에 걸쳐 축적된 그의 화면은 여러 겹의 얇고 반투명한 아크릴 레이어로 구성되며, 최종 화면에는 수정과 덧칠의 흔적이 미세하게 스며 있다. 이처럼 화면에는 브래드포드의 생각과 몸짓, 시간이 켜켜이 축적되며 화면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을 자아낸다.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수영장과 바다, 침대와 집 같은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동시에 중력에서 벗어난 듯 부유하거나 서로의 경계를 흐리며 비현실적이고 우주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얼굴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고독 속에 놓여 있으며, 브래드포드는 이를 통해 인간 경험의 복합적인 감정의 층위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브래드포드의 대표적 모티프인 '수영하는 인물들'이 자리한다. 화면 위에 겹겹이 쌓인 색의 층과 지워지고 남겨진 흔적들은 인물과 배경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며, 마치 그림이 내부에서부터 빛을 발하는 듯한 발광 효과와 반투명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물속을 떠다니는 인물들은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중간 상태를 암시하며, 존재의 불안정성과 감정적 여백을 드러냄으로써 브래드포드의 작업을 특징짓는 시적 감수성과 심리적 깊이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관계와 돌봄의 복잡미묘한 감각을 다룬 〈Mothers Group〉(2025), 현실과 꿈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일상에 깃든 장엄함과 신비를 드러내는 〈Sleep and Pool Swimmer〉(2024), 태양과 빛을 통해 희망과 내면의 감각을 환기하는 〈Greeting the Sun〉(2023) 등 주요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이 작품들은 유머와 비애, 친밀함과 고독이 공존하는 브래드포드 특유의 독자적인 정서적 풍경을 보여준다. 김성우 기자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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