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연 지음 / 휴머니스트 / 16,700원
저자는 “무조건 괜찮다”는 공허한 위로 대신, 철저하게 검증된 심리학 실험과 뇌과학 연구를 토대로 마음을 수습할 안전장치를 제시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회복탄력성 키우는 법부터 트라우마를 겪은 뇌가 도리어 타인과 공감하는 영역을 발달시킨다는 도호쿠대학의 뇌 영상 연구까지, 저자의 단단하고 명료한 목소리는 독자들에게 자책을 멈추게 할 든든한 브레이크가 되어 준다. 정신건강에서조차 ‘완벽’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삐끗한 오늘을 다독이며 일상을 성실히 ‘수습’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 책은 비상계단에서 몰래 울어 본 적 있는 이 시대 모든 불안 세대를 위한 마음의 안전망이 될 것이다.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천희란 지음 / 김영사 / 16,800원
고양이 나이 열다섯은 사람 나이로 팔십대에 해당한다. 고양이와의 일상은 기력이 쇠한 아이들을 향한 끊임없는 돌봄과 헌신이었고, 삶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었다. 애초에 소멸이 예정된 세계였지만, 세 고양이를 차례로 떠나보낸 뒤 찾아온 상실감과 후회는 세계가 붕괴하는 듯한 고통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슬픔에만 주저앉지 않는다. 고양이들이 넓혀놓고 간 마음의 커다란 공동을 가족이 필요한 또 다른 고양이들에게 기꺼이 내어주기로 결심한다. 상실에 압도당해 미래를 잃는 대신, 다시 한번 새로운 사랑을 창조할 힘을 고양이에게 배운 덕이다. 이 책은 고양이와의 삶에서 느끼는 기쁨과 슬픔이 어떻게 사랑을 재정의하고 삶을 구원하는지, 그 벅찬 축복을 나누고자 하는 기록이다.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이창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4,000원
2026년 6·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뒤이은 탄핵과 파면 이후에 치러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깊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많은 이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정책'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럼에도 각 후보의 공약과 정책은 무관심 속에 묻히고, 그 자리를 여전한 지역 구도와 세(勢) 대결이 차지하고 있다. 정책은 '기득권의 논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실질적인 무기'다. 하지만 한국의 기형적인 정치구조는 오랫동안 '정책 선거'를 좌초시켰다. 이념과 대결 중심의 정당 체제로 인해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뿐더러, 어렵게 탄생한 정책조차 아쉽게도 실패를 거듭했다.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의 이름은 만약에
이광호 지음 / 난다 / 18,000원
문학평론가이자 에세이스트 이광호의 다섯번째 산문집 『그의 이름은 만약에』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된다. ‘문학-에세이’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사물과 세계를 ‘다시 쓰고 읽으며’ 작품활동을 해왔고, 소천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의 신작 산문집이다. ‘에세이를 위한 에세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읽기-글쓰기’ 경험들을 통과하며 ‘에세이’ 그리고 ‘에세이적인 것’을 좇는 26편의 글이 총 7부에 나뉘어 엮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