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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 2025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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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의 2024년 라인업 마지막 작품이자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위로와 감동을 전할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가 오는 11월 29일부터 12월 28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일런트 스카이>는 천재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업적을 담아낸 작품으로, 19세기 초 미국에서 투표권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묵묵히 앞길을 개척해 나간 과정을 무대로 옮겨온다. 헨리에타 레빗은 우리에게 천문학자로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가 없었다면 허블의 법칙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천문학계에서 큰 업적을 세운 인물이다. 

19세기 초, 여성은 하버드대학 천문대에서 망원경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육안으로 사진건판(photographic plates)에 찍힌 관측 자료를 분석하는 일명 ‘하버드 컴퓨터’로 일을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일에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었던 헨리에타 레빗은 끈질긴 연구 끝에 변광성의 성질을 이용해 먼 은하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광원법’ 개발에 이바지했고, 나아가 ‘세페이드 변광성의 광도와 주기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레빗 법칙’을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에드윈 허블이 1929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입증하면서 헨리에타 레빗은 우주 팽창 발견에 중요한 초석을 다진 천재 천문학자로서 사후에 그 업적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작가 로렌 군더슨은 역사·과학·문학 분야의 다양한 여성 인물에 조명해 온 미국 작가로 국립극단과 <사일런트 스카이>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또한 ‘미국에서 작품이 가장 많이 무대화된 극작가 TOP 20’에 선정될 만큼 현재까지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며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여성 인물들을 관객들에게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일런트 스카이>에서 로렌 군더슨은 헨리에타 레빗은 물론 그녀와 하버드대학 천문대에서 함께 당당하게 열정을 꽃피운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고민해 봤던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전할 예정이다.

연극 <비너스 인 퍼>, <인형의 집 PART2>,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김민정 연출이 <사일런트 스카이>의 윤색까지 도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인 만큼 1900년대 초 미국의 시대적인 상황과 당시 천문학계 내부 사정 등 엄청난 양의 자료들을 공부하듯 들여다보며 작품 준비 중인 김민정 연출은 “처음 대본을 보고 경이로움과 호기심이 밀려왔는데, 아름다움이 증폭되면서 느껴지는 감각이 순도 높은 기쁨으로 다가왔다”며 작품에 대한 첫인상을 밝혔다. 이어 “인간에게 근원적인 그리움과 외로움이 존재한다. 특히 광활한 우주를 상상했을 때 나란 존재에 대한 의구심과 고민이 드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 작품이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느낀다. 헨리에타 레빗 뿐만 아니라 애니 캐넌, 윌러미나 플레밍 등 동시대성을 갖는 중요한 인물들에게 관심을 갖고 연대하며 힘을 낸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사일런트 스카이>는 작품의 한 주축을 책임지는 하나의 키포인트로 아름다운 선율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극 중 헨리에타 레빗이 우주 속 인간은 어떤 존재이고, 또 이 우주가 얼마나 매혹적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질수록 피아노 선율이 함께 드라마틱하게 어우러지며, 이내 별의 밝기와 음계의 유사성을 알아내고 레빗 법칙을 발견하는 클라이맥스 장면은 마치 관객들이 광활한 우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황홀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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